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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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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예고한 ‘반도체 100% 관세’…업계 관측대로 영향 미미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7 13:43

美, 무역확장법 232조 근거 반도체 조사
결과 내주 나올듯

반도체·SME·완제품, 모두 조사 대상
관세에 구체적 내용 없어

“반도체 관세 25%, 車 비용 최대 2500달러↑”
완제품·반도체 관세 면제 가능성도
최혜국 한국은 15% 적용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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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는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대미(對美) 주력 수출 품목이기도 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미국에서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이 건설 단계라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지 않더라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공장이 건설 중이어서 일자리 창출과 제품 생산 등의 활동이 없더라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행하지 않으면 누적된 금액을 나중에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모호한 부분이 있어 글로벌 업계가 직면할 불확실성의 여지는 여전하다.


반도체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 기업들이 미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 및 생산을 해야하는지, 미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만 면제 대상인지, 어떤 완제품(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이 관세 부과 대상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반도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완제품, 반도체 제조장비(SME) 등도 모두 조사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품목별 관세로 부과시키기 위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 중 관세율을 포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반도체 관세에 따른 파장에 우려하고 있다. 해외 자동차 업체를 대표하는 무역단체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는 반도체와 SME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자동차 생산비용이 1대당 1200~2500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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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 백악관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춰봤을 때 애플 아이폰, 맥북, 아이맥 등 제품은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애플은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등을 위한 좋은 소식은 (공장을) 현재 미국에 건설하고 있거나 짓겠다고 약속하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최종 조립되지 않아도 핵심 부품이 미국에서 제조되는 완제품도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도 시사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심 부품이 미국에서 제조되지만 최종 조립은 “당분간 다른 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쿡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그와 애플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예시로 애플을 꼽았다"고 짚었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미국에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관세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대만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반도체 관세를 면제받는다고 주장했다.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은 7일 의회 브리핑에서 “대만의 주요 수출기업이자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TSMC는 (반도체 관세에서) 면제된다"며 “일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TSMC는 미국에 추가로 1000억달러(약 14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 3월에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TSMC 공장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엔비디아 등 고객사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증가에 지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젬파 선임연구원도 “미국에 반도체 생산에 진지한 투자가 상당해 대부분은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반도체 최혜국 관세가 15%선에서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일본도 반도체 관세에 있어서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해 이들에게도 반도체 15%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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