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제품에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매우 큰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애플에게 좋은 소식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거나 건설할 계획이 있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미국에서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이 건설 단계라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지 않더라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제품 생산 등의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행하지 않으면 누적된 금액을 나중에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반도체 관세의 구체적인 부과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다음 주 정도에 의약품과 반도체 관세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제품이어서 한국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명목상으로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중국(32.8%)이나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는 낮지만 조립·가공 등의 이유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과 무역협정을 통해 반도체·의약품 관세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 한국산 반도체 제품엔 관세율이 어떻게 적용될지 주목된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에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이날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투자계획까지 합치면 애플의 대미 투자규모는 총 6000억달러에 이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은 미국에서 제조되지만 최종 조립은 “당분간 다른 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쿡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며 “그와 애플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에 대해 추가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추가 관세는 21일 뒤 발효된다.
인도는 오는 7일부터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받기로 돼 있어 이번 25% 추가 관세를 더하면 3주 후부터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율은 50%로 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