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글로벌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뉴욕증시가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을 살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질서를 새롭게 뒤흔들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물러날 것이란 점이 베팅의 핵심"이라며 “이는 고평가 고평가와 거시경제적 역풍에도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확대를 정당화시킨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한 날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 주식시장은 거의 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시행을 연이어 유예하면서 주가는 다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시장에서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유행어가 등장했는데 이를 활용한 거래전략이 주목받자 뉴욕증시가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6300선 위에서 장을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이날 상승해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창 환성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람들은 증시가 조정을 받거나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4월에 그랬던 것처럼 물러서는 '트럼프 풋'을 믿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 JP모건 자산운용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장하고 있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 연말 S&P500 목표치를 6500로 제시했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도 “우리는 다시 미국 주식으로 기울이고 있다"며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기업 수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달러 약세에 따른 훈풍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시 훈풍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증시가 지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역풍을 의식해 관세 전쟁 등에서 후퇴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 및 공급망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켜 한국 등의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창 매니저는 미국 주식에 비중확대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이 아닌 유럽이나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 주식에 대해 중기적인 기회를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도 기술기업들이 밀집한 대만 증시와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한국 증시를 선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