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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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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AI·IoT 걸맞는 ‘보안 빗장걸기’ 전력투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1 16:22

삼성 스마트폰·가전 보안 총력···LG 통합시스템 LG쉴드 구축

해킹사태 SK 보안특화메모리 개발 노력…통신사 대대적 투자

현대차 글로벌 해킹보안행사 후원사 참여, 전문인력 채용 활발

보안 관련 이미지. 출처=LG전자 뉴스룸.

▲보안 관련 이미지. 출처=LG전자 뉴스룸.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기술이 국내외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급성장하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보안 성능'을 강화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AI·IoT 등 기술이 범용화되면서 개인 및 공공의 정보 보호를 위한 기업 차원의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보안 기능을 고도화하거나 그룹 차원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Z 시리즈를 출시하며 향상된 보안 설루션 'One UI 8'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개인화된 AI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킵(KEEP)' 기능을 신규 도입한 게 특징이다. 킵은 기기 보안 스토리지 영역 내에서 앱별로 분리된 암호화 저장 공간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각 앱은 각자 자신의 민감한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One UI 8은 기기가 위험에 처한 경우 자동으로 삼성 계정에서 로그아웃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밖에 공공 와이파이(Wi-Fi) 네트워크망 이용 시 보안 강화를 위해 신규 양자 내성 암호 기술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보안에도 신경 쓰고 있다. AI 성능이 강화돼 외부 위협에 취약해진 만큼 자체 설루션 '녹스(Knox)'를 적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 블록 체인 기반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민감한 정보는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로 보관하게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주요 가전제품에 양자컴퓨팅의 공격에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 녹스(Knox) 보안시스템 관련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 녹스(Knox) 보안시스템 관련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LG전자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자체 보안 프로세스 'LG-SDL(Secure Development Lifecycle)'과 'LG 쉴드'를 적용하고 있다. 2018년 도입된 LG-SDL은 소프트웨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탐색을 통해 취약점을 제거하고 필요한 보안 기술을 탑재한다.


LG 쉴드는 AI 기능을 담은 제품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게 위해 새롭게 마련됐다. 데이터 저장 및 전송, 사용자 인증, 업데이트, 암호 알고리즘, 보안 이벤트 탐지 등을 안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개인 식별 정보는 물론 제품을 이용하며 발생하는 데이터도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암호화 키까지 관리하는 TBK(Trusted Execution Environment Based Keymanager) 기술을 만들었다. 유사 시 암호화 키를 교체하고 불필요한 키는 안전하게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AI 시대 반도체 처리량이 대용량 공격을 방어하는 단계에 도달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대응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안에 특화된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이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해킹·보안 콘퍼런스 'POC(Power of Community) 2024'에 최대 후원사로 나서 이목을 끌었다.


참여 회사 중 유일한 자동차 회사이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 최초의 POC 최대 후원사 참여였다. 현대차는 행사 기간 중 채용 홍보 부스를 운영해 사이버 보안 분야 채용을 적극 홍보했다.


통신업계는 SK텔레콤(SKT) 해킹사태 이후 보안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T가 지난 5일 정보보호에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자 KT는 곧바로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023년 초 발생한 해킹 사고를 계기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을 보안 역량 강화에 투입하고 있다. 매월 최고경영자(CEO)가 '정보보호 세션'을 챙기기도 한다.


재계가 이처럼 움직이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기나 서비스에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IoT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보안이 필요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SKT, 예스24 등 사례처럼 주요 기업 서버가 외부 세력으로부터 공격받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보안 역량을 강화하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중국기업들보다 비교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성된다. 일부 중국 제조사들이 보안에 무관심하다거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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