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서울병원 권성순·윤석윤 교수팀 연구 논문
급성심근경색 경험자, 대조군 대비 혈액암 위험 1.49배
급성심근경색 위험인자 '클론성 조혈증', 혈액암과 연관

▲왼쪽부터 순천향대 서울병원 권성순·윤석윤 교수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급성심근경색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혈액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은 15일 “권성순 심장내과 교수와 윤석윤 종양혈액내과 교수팀이 최근 '미국심장학회저널'에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코호트란 역학 연구에서 설정하는 특정집단을 말한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데이터를 활용하여 2003년부터 2021년 말까지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10만 3686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10만 3686명의 대조군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혈액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았으며 (위험비 1.49배) 다양한 혼란 변수들을 보정한 민감도 분석 및 표준화 발생비 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심장 혈관 3개 중 하나라도 완전히 막히면 피가 안 통하고,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면서 심장근육 조직이나 세포의 괴사(죽어버림)가 초래된다. 심근경색이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격렬한 가슴 통증이 15∼20분 이상 계속된다.
심근경색에 신속히 대처를 못하면 심부전(심장기능 저하)에 이어 돌연사(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증상 발현부터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늦어도 120분 이내에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면 살아도 치명적인 후유증을 앓게 된다.
권 교수는 “급성심근경색과 혈액암은 주요 사망 원인이지만, 두 질병 간 연관성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연구 결과와 같이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장기 추적할 때 혈액암 발생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위험인자로 주목 받고 있는 '클론성 조혈증'은 혈액암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혈액암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겠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의 원인은 관상동맥의 혈관벽에 수도관이 녹이 스는 것처럼 끈적끈적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죽상경화증이다. 동맥이 탄력을 잃고 뻣뻣해지는 동맥경화도 문제다.
심근경색을 피하려면 선행 질환인 협심증을 예방해야 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지만 완전히 막히지 않은 상태다. 평소에는 증상이 없지만 무리를 하거나 힘든 일을 할 때 가슴 통증 혹은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보통 휴식을 취하면 짧게는 1~2분, 길게는 10분 정도 지속되다 증상이 사라진다.
협심증을 막으려면 죽상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적극 치료해야 한다.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운동부족이 죽상동맥경화증의 주요 원인이다. 첫걸음은 금연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개선하고 치료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으로 뱃살을 빼고 정상 체중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권 교수와 제1저자인 윤 교수는 생물학연구센터(BRIC, 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도 선정됐다. BRIC은 저널인용보고서(JCR) 기준, 피인용 지수 10 이상 또는 분야 상위 3% 이내의 세계적 학술지에 생명과학 관련 논문을 게재한 한국인 연구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