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타워 1층에 위치한 지커 스토어. 사진=박지성 기자
[중국 상하이=박지성 기자] 올해 한국 진출을 예고한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존재감이 본고장에서 직접 마주하니 훨씬 또렷하게 다가왔다.
'중국산'이라는 단어에 따라붙던 선입견은 상하이 한복판에서 마주한 공간과 제품 앞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단순히 차량을 보는 경험을 넘어 왜 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를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27일 찾은 지커 스토어는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상하이 타워 1층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브랜드가 스스로를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단번에 읽혔다. 유리로 둘러싸인 개방형 구조의 매장은 외부의 번잡함과는 결이 다른 정제된 분위기를 풍겼다.
지커는 지난 2021년 지리홀딩그룹이 출범시킨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라인업을 확장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왔다.
현재는 001, 007, 7X, 8X, 9X, 009, MIX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다목적차량(MPV) 영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매장은 크게 두 개 층으로 나눠져 있었다. 1층 '지커 홀'은 차량과 기술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이라면 2층 '지커 펍'은 오너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에 가까웠다.
카페와 바, 업무 공간이 결합된 이곳은 차량 구매 이후의 경험까지 설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실제 일부 방문객들은 차량을 둘러보기보다 노트북을 펼쳐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매장은 전시장과 라운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었다.
▲플래그십 다목적차량(MPV) '009'. 사진=박지성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붙잡은 것은 플래그십 MPV '009'였다. 두 대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하나의 '연출'에 가까웠다. 외관은 기존 MPV에서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형태였고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은 '프리미엄을 덧칠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모델은 4인승 '009 컬렉터스 에디션'이었다. 기존 6인승 모델과 달리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차량은 검은색 도장 위에 실제 24K 금 포인트를 적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면 로고와 휠 중앙 엠블럼 등에 금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움과 과시적 요소를 동시에 강조한 모습이었다. 중국 시장에서 선호되는 '럭셔리의 표현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009는 지커의 최상위 모델답게 가격 또한 40만위안대 후반에서 시작해 한화로 약 1억원을 웃도는 수준에 형성돼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고급 MPV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상품성과 가격 사이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이 엿보였다.
009의 실내로 발을 들이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라졌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시트 촉감, 정교하게 마감된 소재,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동 수단'이 아닌 '체류 공간'에 가까웠다. 특히 2열 시트는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연상시킬 만큼 여유로운 공간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었고 차량 안에서의 시간이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커 '9X'. 사진=박지성 기자
스토어에는 009 외에도 '8X', '9X' 모델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아쉽게도 한국 출시가 예고된 '7X'는 이날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전시된 차량만으로도 브랜드의 방향성은 충분히 읽혔다. 두 모델 역시 009에서 느꼈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면서도 SUV 특유의 역동성을 강조해 각 세그먼트에 맞는 개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차량 곳곳에는 라이다 센서와 다수의 카메라가 배치돼 있었고 이를 통해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중국이 현재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커 역시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자율주행 수준에 대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 사이 단계로 보면된다“며 "정확한 수치로 따지면 2.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완전자율주행까지는 아니지만 일상 주행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지커가 보여준 이러한 모습은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이미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 시장에서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경험'을 앞세운 접근은 기존 완성차 브랜드들에게도 적지 않은 긴장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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