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진보 정권 집권 시 집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정책 방향성이나 경기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봐, 이전 같은 집값 폭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요자들의 기대와 달리,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전국적인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지 않고, 서울 핵심 지역만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지방은 침체가 더욱 장기화되며 '초(超)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거라는 예측이다.
집값 상승에는 부동산 규제 정책을 비롯해 대출금리 인하, 건설경기 반등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재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리스크로 꼽혔던 부동산 규제를 의식해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20대 대선 당시 공약했던 국토보유세 도입 방침도 철회하는 등 '우클릭'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더욱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김이 더 강해져 여소야대 상황일 때와 정책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즉, 부동산 시장 흐름의 차이를 좌우할 주요 변수 중 하나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다주택자 규제 완화, 임대차 3법 개편 등 굵직한 정책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 상황은 큰 차이가 없을 거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권 초반에 기조를 급격히 바꾸기 쉽지 않은 데다 시장 상황 역시 대출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 거래량 증가 요인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이 같은 속설이 나온 건 규제 강화 정책을 편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43%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25.8%,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무려 9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공급 확대에 주력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10.1% 상승했고, 서울은 12.5% 오르는 데 그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각각 1.4%, 4.2% 하락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며 12.2%, 4.0% 떨어졌다.
다만 단순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까지 떨어지며 유동성이 크게 확대됐던 시기다. 반면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기준금리가 3.5%까지 상승하며 금리 부담이 커졌고, 국내 경기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활력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면 집값이 오르는 분위기나 현재는 정치 요소와는 별개로도 서울 주요 지역은 오를 분위기"라며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가 이어져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공사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강남 등 주요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이라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민주당 시절에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통화량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이나 이재명 정부는 예산 범위 내에서 예산이 확정되어있지 않다"며 “그런 만큼 통화량 풀기가 쉽지 않아 내년에 돈을 풀어야만 물가인상률 때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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