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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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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보다 강하다? 대선판 흔드는 현수막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01 09:54

이재명은 ‘헌정 회복’, 김문수는 ‘도덕 정치’, 이준석은 ‘세대 교체’

제21대 대선 선거운동 본격 시작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2교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서울 시내 주요 도로, 번화가, 지하철역 주변엔 주요 정당 후보들의 현수막이 가득하다. 간결하고 압축적인 문구, 상징적인 색상과 배치, 표정과 제스처 등으로 구성된 현수막은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선 각 후보 캠프들이 기존의 평이한 메시지, 디자인을 벗어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

지지 호소하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금은 이재명'을 큰 글씨로 쓰고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작게 병기했다. 해당 슬로건은 12.3 계엄 사태 이후 '비정상적 국정'의 종식과 헌정 회복, 그리고 국민 통합을 통한 국가 재도약의 염원을 담고 있다는 게 민주딩의 설명이다. 김영호 민주당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은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 대한민국 재도약, 통합된 대한민국이 '진짜 대한민국'"이라며, “이 후보만이 이 시대의 역사적 과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터'라는 표현은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피로감과 실망감을 공유하면서, 정권 교체를 통한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을 망쳤다는 전제를 깔고, 이재명 정권을 통해 비로소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라며 “이재명 후보가 강조하는 정당성과 개혁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파란색 배경 위에 빨간색 삼각형을 덧입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국민 통합의 의지를 강조했다. 후보자의 사진도 나름대로의 메시지가 담겼다.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전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연상하게 한다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특히 민주당은 똑같은 현수막이더라도 각 지역별로 숙원 과제에 대한 공약을 적어 넣는 '지역 맞춤형' 현수막으로 승부를 걸었다. 예컨대 경기 안양에 걸린 현수막에는 '서안양 친환경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지원'이라는 지역 맞춤 공약이 현수막에 적혀 있다.




◇ '새롭게 대한민국, 정정당당 김문수'

김문수, '논스톱 외박 유세'로 막판 총력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30일 경기 이천시산림조합 앞 중리사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새롭게 대한민국!'을 메인 문구, '정정당당'이라는 슬로건을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 문구들이 김 후보가 평소 견지해 왔다는 '청렴 영생, 부패 즉사'의 정신과 개혁, 책임 있는 보수 정치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메시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새롭게 대한민국'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성과 함께 김 후보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는 정치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전국 최초로 무한돌봄센터를 도입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정책 실현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특히 '정정당당'이라는 표현은 이 후보와의 대조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러 재판에 연루돼 있는 이재명 후보에 빗대 도덕성과 청렴함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정치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대', '미래를 여는 선택 이준석'

연설하는 이준석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의선숲길공원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새로운 대통령'을 돋보이게 쓰고 상단에 '새로운 시대'를 덧붙였다. 후보 이름 위에는 '미래를 여는 선택'을 넣었다. 자신을 기존 정치의 관성과 구태에서 벗어난 '미래형 후보'로 규정하고, 변화와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 담겼다. 현수막 디자인도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복잡한 정치 메시지 대신 밝고 담백한 얼굴과 여백이 어우러져 2030세대와 중도층에 어필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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