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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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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th, 에너지가 미래다] 에너지ETF, 대선 공약 기대감타고 조용한 상승…전 종목 ‘플러스’ 전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6 06:00

대선 공약 기대감에 움직이는 ETF

신재생 중심 상품 수익률 고공행진

작년 말 죽 쓰던 전통에너지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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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기준 에너지·친환경·화학·신재생에너지 등 7종의 에너지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수익률이 연초 후 일제히 상승했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내놓은 에너지 정책 공약이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부터 전력 인프라 투자와 원전 비중 조정 등 관련 정책이 쏟아지면서, 자산시장에서 정책 수혜 기대가 반영된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26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에너지·친환경·화학·신재생에너지 등 7종의 에너지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수익률이 연초 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종목 수익률이 크게 올랐고, 그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던 전통에너지 ETF도 플러스 전환했다.


수익률이 가장 크게 오른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신재생에너지다. 이 ETF는 연초 이후 22.95% 상승하며, 같은 기간 6개월 수익률인 17.08%를 상회했다. 이는 작년 말 대비 올해 들어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의미다. 이 상품은 한화솔루션과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씨에스윈드 등 20개 에너지섹터로 구분되는 종목을 추종한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연초 이후 14.4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해당 종목의 연초 후 수익률은 최근 6개월 기준 8.48%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 ETF 역시 한화솔루션과 HD현대일렉트릭,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식 종목을 97.7% 담고 있다.


이밖에 △타임폴리오 'TIMEFOLIO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 에너지화학'과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친환경에너지' △삼성운용의 'KODEX 에너지화학' 등 모두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TIGER 200에너지화학, HANARO Fn친환경에너지,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 KODEX 에너지화학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이 또한 최근 들어 수익률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보다는 저조한 수준이었다.


신재생에너지 ETF 종목들의 가파른 상승세는 최근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성과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섹터 전체 상승세는 대선을 앞두고 정책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책 방향에 따라 자산시장 내 에너지 관련 ETF의 구성 종목과 수익률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 일정은 단기 테마를 넘어 구조적 포트폴리오 조정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공약이 실현될 경우에는 태양광, 풍력, 전력장비 기업이 포함된 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원전 중심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SMR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원전 설비 업체가 재조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재생 vs 원전,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갈리는 ETF 수익 지도

사진=뤼튼테크놀로지스

▲사진=뤼튼테크놀로지스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에너지 공약은 전반적으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기조를 공유하지만, 추진 방식과 세부 정책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과 분산형 전력망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후보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지능형 전력망' 개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전국을 연결하는 고압 전력망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산업단지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전력 수요 산업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망 현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또한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산단 내 ESS(에너지 저장장치) 설치를 확대하고, 지역 분산형 전력망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햇빛연금·바람연금' 등 지역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도 도입해, 지방소멸 위기 지역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에너지산업 전반에 있어서는 탄소중립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판 IRA(탄소중립산업법)를 제정해 재생에너지 및 녹색기술에 대한 세제 지원과 투자 촉진을 추진한다. 해당 법안에는 기후금융공사 신설과 국채 발행을 통한 기후재정 체계 구축도 담겨 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자력 발전 중심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둔다. 현재 계획 중인 대형 원전 6기의 건설을 신속히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한 원전 비중을 총 에너지 믹스의 6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원전 확대가 곧 전기요금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원자력 발전의 단가가 LNG나 석탄보다 낮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가정용 수준으로 낮춰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그는 에너지 인프라를 AI 산업 육성과 연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조성하고, 동시에 AI 유니콘 기업 육성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원전 기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해외 수출 경쟁력 확보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조기 추진해 일본 수준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기술을 확보하고, 핵연료 생산기술까지 갖춰 원전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환경 문제가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석탄 발전은 절반 이상 감축하고, 연료전지와 같은 신에너지의 비중은 점차 늘려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정의현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한국의 에너지 자립도는 글로벌 주요 국가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AI와 같은 국가 전략 안보 산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에너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 및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힘입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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