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고려아연 측이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영풍 지분 과반을 장형진 고문 가족 등 장씨 일가가 보유하고 있어 외부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기 힘든 구조를 해소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영풍정밀은 5일 “다음 달 열리는 영풍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현물 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지난 3일 이런 내용의 '정기주총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의 건' 서한을 영풍 측에 전달했으며 오는 11일까지 수용 여부를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풍 측의 회신이 없을 경우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 등 주주로서 필요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영풍정밀은 밝혔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가 지배하는 고려아연 계열사로, 영풍 총발행주식의 3.59%(6만6175주)를 보유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해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다. 이에 소수의 지분을 가진 주주도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이사회 구성에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은 대주주 입장에서는 채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영풍정밀은 장씨 일가가 영풍 지분 52.65%를 차지하고 있어 이사 추천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를 통해 소수 주주 등이 추천하는 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영풍 경영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투표제는 지난달 고려아연이 임시 주총에서 영풍·MBK에 비해 지분 열위에 놓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꺼냈던 카드이기도 하다.
영풍정밀은 이와 함께 영풍의 적자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을 금전과 주식 외에도 기타의 재산(타사의 주식 등)으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함께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영풍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을 이익배당을 통해 고려아연이 회수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 발행주식의 25.4%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영풍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이사회에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라고도 촉구했다. 동시에 감사위원 후보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을 역임한 공인회계사를 추천했다.
영풍정밀 측은 “문제가 심각한 (영풍의)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주주제안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영풍이 별도 기준 2021년 73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1080억원과 1420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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