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서울 경복궁이 나들이 시민 및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발전기 정비기간이 늦춰지고, 농작물 수확량 감소로 가격이 폭등하는 등 각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추석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하면서 이에 대한 적응과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초부터 전일까지 폭염일수는 33일로 2018년의 35일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을 감안하면 2018년 기록과 같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폭염이 이전과 다른 것은 9월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1년부터 통계를 보면 작년까지 9월 폭염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9월에는 벌써 6번이나 발생했으며, 1~2번의 폭염이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무더위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더위가 늦게까지 진행되면서 각 분야에서 이에 대응한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일단 냉방수요가 9월 중순까지 높게 발생하면서 그만큼 전력공급을 위해 발전 정비기간도 뒤로 늦춰지고 있다.
보통 발전기들은 여름동안 풀가동한 뒤 겨울철 가동을 위해 9월 초부터 정비에 들어간다. 하지만 올해는 9월 중순까지 냉방수요가 높게 나타나면서 발전기들이 이에 대응한 전력을 공급하느라 정비기간이 연기된 것이다. 너무 늦어지면 자칫 겨울철 전력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발전기 정비기간이 지연되긴 했지만, 동계기간 전까지 정비를 완료해 전력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폭염에 농업 부문도 직격탄을 맞았다. 열과 피해로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올라 장바구니 경제가 어려워졌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6∼7인 가족 기준 올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대형마트의 경우 평균 28만8727원으로 지난해보다 8.4% 올랐고, 전통시장의 경우 평균 24만785원으로 지난해보다 7.4% 상승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공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재배해오던 농산물과 채소들이 기후 적합성을 잃어감에 따라 시설 재배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며 농업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석이나 여름 휴가, 학교 방학 시기를 뒤로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 및 전문가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추석을 맞아 전라남도로 휴가를 다녀 온 직장인 이 모씨(37)는 “9월 중순이면 선선할 줄 알았는데 하필 전국에서 전라남도가 가장 덥다고 한다"며 “미디어에서 기후위기 얘기가 나와도 공감을 못했었는데 이번 추석 연휴에 느낀 폭염에 정말 심각성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김해동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음력 8월 15일에 맞춰 추석을 보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추석을 일본처럼 양력 8월 15로 옮기거나, 아예 추석 휴가를 일주일 정도 제공하는 제도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8월 2~3주 방학을 하고 개학하는 구조인데 이러한 폭염 속에서 제대로 된 학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여름철 임시 방학 제도나 10월 학기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폭염이 에너지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소규모 태양광 발전을 통한 협동조합 운영 등 일본처럼 지역 단위의 에너지 자립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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