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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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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에어부산 지분 분리매각 ‘몽니’…대한항공-아시아나 M&A 앞두고 곤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1 14:29

“에어부산, 지역 사회가 일궈낸 산물…통합 LCC 본사, 부산에 둬야”

정비·조업 등 아시아나 의존도 높아…전문가들, 자생 능력엔 “의문”

업계 전문가 “소비자 복지 차원에서도 LCC 통합의 방향이 옳은 해법”

이륙하는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제공

▲이륙하는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제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심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이하 부·울·경) 지역 사회가 꾸준히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품을 떠나면 업무·재정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시장 논리에 따라 저비용 항공사(LCC) 통합에 보조를 맞춰 산업 경쟁력 제고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로부터 2~3개월 내 미국 정부의 소송 제기가 없을 경우 사실상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획에는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주요 자회사들까지 포함돼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 지분 41.89%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부·울·경 지역은 에어부산의 태생이 지역 시민들과 상공인들이 힘을 합해서 일궈낸 산물이라며 지역 대표 항공사라는 지위를 고려하면 분리 매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16.15%다. 구체적으로는 △동일 3.31% △서원홀딩스 3.15% △부산시 2.91% △아이에스동서 2.70% △부산은행 2.53% △세운철강 0.98% △부산롯데호텔 0.50% △윈스틸이 0.07%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2029년 개항 예정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 지속 가능하려면 다양한 국제선 운수권을 가진 지역 거점 항공사 존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들은 직고용 기준 1300여명의 기업을 수도권에 빼앗기는 꼴이라며 통합 LCC의 본사를 부산에 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교수)는 “큰 돈 들여 가덕도에 공항을 지어놨는데 지역에 뿌리를 둔 항공사가 없으면 운영이 힘들어진다"며 “장기적으로 소비자 복리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매물로 내놓으며 관계사·자회사 분리 매각은 고려하지 않았다. 2개 대형 항공사 합병 작업이 저비용 항공 자회사(LCC)들까지 포함된 게 당초 계획안에 들어가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에어부산의 의존도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어부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기재는 총 22대이고, 이 중 13대가 아시아나항공에서 리스해온 것이다. 또 올해 반기 보고서에 의하면 항공기 임차에 대한 연 이자율은 기재마다 다르지만 최저 4.71%로 에어캡 아일랜드·에비에이션 캐피탈 그룹 등 기타 리스사들을 거칠 때보다 낮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동 운항(코드 셰어)·정비 일부·지상 조업(아시아나에어포트)·기내식(게이트 고메) 등을 지원받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관계사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또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에 197억6033만원, 아시아나IDT 18억3442만원, 아시아나에어포트 26억4989만원 등의 채무를 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어렵던 시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2020~2022년 사이에 에어부산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845억원을 출자했다.


에어부산이 독립할 경우 자생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영역이다. 부울경의 주장대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이뤄질 경우 좌석 공급력도 떨어지게 된다. 항공권 가격도 현재 대비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에서 시장 논리와 산업 경쟁력을 중심으로 향배가 결정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LCC 통합 계획이 어그러질 경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복수의 항공 경영 전문가들은 “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아메리칸항공과 같은 글로벌 거대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사들 대비 낮은 가격에 표를 팔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수송 능력의 차이에 기인한다"며 “소비자 복리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간 LCC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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