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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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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사이언스, 290억에 산 다보링크 226억에 쪼개 파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0 15:55

작년 인수한 상장사 이달 10일 양도계약 체결

‘110억원 지분 양수’ 엔포스페이스 자산이 4억

다보링크, 지분 담보 대출 가능성 높은 상황

“테마+지배구조 이슈로 변동성 커 주의해야”

다보링크 CI

▲다보링크 CI

테라사이언스가 290억원을 들여 어렵게 인수한 다보링크의 지분을 더 적은 금액에 지분을 쪼개 다시 매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관련 작업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중이다. 다보링크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법인의 규모가 상장사의 인수·합병(M&A)에 나설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코스닥 상장법인 테라사이언스는 보유 중인 다른 코스닥 상장법인 다보링크의 지분 중 499만1847주에 대한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자는 엔포스페이스라는 곳이며 양도금액은 109억8206만원이다. 이에 따라 양도가격은 주당 2200원이다.


이번 거래를 공시한 지난 7일 다보링크의 종가 대비 23.61% 낮은 수치지만 회사 측은 1주당 기준시가를 2566원으로 계산해 오히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거래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 상대방인 엔포스페이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엔포스페이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된 법인으로 위생도기와 타일, 철근 등을 건축자재 도매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회사의 규모다. 등기부등본상 엔포스페이스의 자본금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엔포스페이스의 지난 2022년 매출액은 16억5000만원, 영업이익은 1억95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자산 규모는 4억1600만원이다.


100억원이 넘는 양도금액을 보유하고 있기 힘든 곳으로 계약금 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대출 등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회사 자체의 담보 가치가 적다 보니 엔포스페이스가 거래를 마치려면 다보링크의 지분을 다시 담보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인수 주체는 엔포스페이스가 아니라 제3의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엔포스페이스가 인수하려는 다보링크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60억9191만원에 영업이익은 4억2533만원에 달하는 곳이다. 자산 규모만 339억9505만원으로 엔포스페이스의 84배가 넘는다. 엔포스페이스가 인수하려는 다보링크의 지분은 상장주식수의 11.50% 수준이라는 점에서 지분 인수를 위한 담보가치로는 충분하다.


한편 테라사이언스는 엔포스페이스 외에도 다보링크의 지분 중 600만주를 이브이씨홀딩스라는 곳에도 매각한다. 이번 매각이 끝나면 지난해 인수한 다보링크의 지분을 1년도 지나지 않아 모두 팔아치우는 셈이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다보링크의 인수를 공식화했다. 다보링크의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1400만8479주를 289억9755만원에 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라사이언스는 다보링크의 지분 37.6%를 확보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이후 테라사이언스가 주식거래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주가 하락으로 최대주주였던 씨디에스홀딩스의 지분이 모두 반대매매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된 상황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인수한 다보링크의 지분을 다시 매물로 내놓게 됐다. 엔포스페이스와 이브이씨홀딩스 등에 매각하는 가격의 합은 226억원 주순이다. 결과적으로 다보링크 인수와 매각으로 64억원가량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보링크는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이라며 “거기에 더해 최근 잇따른 손바뀜으로 변동성이 더 크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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