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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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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암연구학회 빛낸 ‘차세대 K-항암기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4 15:29

美 AACR서 mRNA 항암백신·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과시
한미약품 10건 최다, 첫 참가 동성제약 광역학 치료제도 주목
다국적제약사 독식 국내 항암시장 국산신약 자립기반 청신호

한미약품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이 지난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서 참관객에게 설명하는 모습. 사진=한미약품

지난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서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AACR은 전임상·초기임상 단계의 암 기초연구 결과를 주로 발표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미래 암정복 신기술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항암신약 개발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은 이번 행사에서 우리 참가기업 중 가장 많은 수인 8개 후보물질에 대한 10건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눈길을 끈 기술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약개발 플랫폼 대세로 떠오른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제가 꼽혔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한 mRNA 플랫폼을 활용해 돌연변이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p53-mRNA 항암신약'과 'KRAS mRNA 항암백신'의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외에 암세포에만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HM97662',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HM16390' 등도 발표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의약품 소재로 주목받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CJRB-101'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서식하는 미생물의 총칭으로 주로 장 내에 분포하며 소화, 대사, 면역기능 등에 두루 영향을 미쳐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기존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만성질환 의약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장내 미생물이 폐암, 두경부암, 흑색종 등 종양미세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항암면역 메카니즘을 규명해 지난해 CJRB-101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각각 임상 1·2상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동성제약은 창사 이래 처음 AACR에 참가해 자체개발한 광(光)역학 치료제 '포노젠'의 복막암 진단기술을 선보였다.


광역학 치료는 광과민 물질을 체내에 투입하고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照射)해 암을 진단·치료하는 신기술로, 포노젠은 기존 진단이 어려웠던 복막암의 정밀 진단 외에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췌장암의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신라젠은 정맥주사 가능한 항암바이러스 'SJ-650'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항암바이러스(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 속에 침투·번식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코로나·에이즈 등 질병을 일으키는 존재로 여겨지는 바이러스를 치료제로 역이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이밖에 동아ST는 세계 최초로 SHP1(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효소)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DA-4511'의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GC지놈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폐암 조기발견이 가능한 액체생검 유전자분석 기술을 발표했다.


유한양행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YH32367' 등을 발표했고, 오리온그룹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항체약물접합체(ACD)에 이중항체 기술을 결합한 항암신약 'LCB36' 등을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질환 기준으로 면역질환, 당뇨, 심혈관질환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을 의약품 시장으로, 지난해 1544억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 2578억달러(약 358조원)로 매년 7.6%씩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항암제 시장규모도 3조원 가량으로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대 기업 대부분은 다국적제약사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ADC, 항암백신 등 우리 기업의 차세대 항암기술 개발이 활발하고 AACR 등 국제무대에서 발표하는 연구주제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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