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종환

axkjh@ekn.kr

김종환기자 기사모음




D-3 농협회장 선거 ‘영호남’ vs ‘충청수도권’ 대결구도…결선투표 가능성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2 17:37

"막판 판세 강호동·조덕현 후보 ‘2파전’ 속 송영조 후보 추격전 양상"



17년만 직선제·부가의결권 첫 도입…조합은 1111개, 표수는 1252표

2024012201001226900061901

▲농협중앙회 본관.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전국 206만명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초반 ‘1강 2중’의 3파전으로 흘러가던 선거전이 막판으로 가면서 강호동 후보와 조덕현 후보의 2파전의 양상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강 후보의 영·호남과 조 후보의 ‘충청·수도권’ 대결구도 속에서 송영조 후보의 추격전까지 펼쳐지면서 결선투표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면서 인사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흔히 ‘농민 대통령’, ‘농(農)통령’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선거는 당초 가장 유력시 됐던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도전 불가로 인해 모두 8명의 후보자가 등록했다.

후보자는 기호순으로 황성보 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경남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경남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전 국회의원 예비후보(경기 고양시을 선거구) 등이다.

선거 초반에는 강호동 조합장, 조덕현 조합장, 송영조 조합장 등 세 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3파전 양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전이 중반을 지나 막판으로 치닫으면서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한 강호동 후보와 이성희 현 중앙회장 지지세력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진 조덕현 후보간 양강대결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는 게 농협중앙회 안팎의 분석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성희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조 후보 측에 합류하고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심(李心·이성희 회장 마음)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투표권을 가진 조합장이 많은 지역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는 지역주의 선거가 펼쳐져 지역별 대결 구도로 흘러 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는 조합 총 1111개를 광역 시·도별로 보면 △경기 161명 △경북 151명 △전남 144명 △충남 143명 △경남 137명 △전북 92명 △강원 79명 △충북 65명 △제주 23명 △대구 22명 △서울 19명 △부산 14명 △울산 17명 △인천 16명 △광주·대전 각 14명 등이다.

등록 후보 8명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경북에서는 출마하지 않았고 호남, 강원권 등 후보자가 없다. 반면 경남·부산권의 경우 강호동 후보 등 4명, 충남권은 조덕현 후보 등 1명이다. 나머지 후보 3명의 경우 중앙회 근무 등 경력으로 지역 연고지를 뚜렷하기 분류하기 쉽지 않다는 게 농협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유권자 기반이 탄탄한 영남과 충남 출신 후보가 양강 대결을 펼칠 것으로 관측됐다. 영남권 후보로는 지난 선거에 이어 다시 도전한 강호동 후보가 비교적 많이 꼽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호동 후보는 이성희 현 회장의 정책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남·전북과 경남 등 영·호남권 조합장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조덕현 후보는 이 회장의 지역인 경기(전 낙생농협조합장)와 충청, 경북 등 충청·수도권에서 만만찮은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덕현 후보측은 강호동 후보와 송영조 후보가 각각 경남과 부산 등 영남지역을 연고로 둬 지지층에 겹치는 만큼 영남권 표 분산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들은 송영조 후보가 강호동·조덕현 후보의 양강구도 속에서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승부도 결선투표까지 가서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게 농협 주변의 분석이다. 역대 사례를 고려하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당선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통해 1, 2위 후보자 중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난 1990년 민선(民選)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러지다가 도중에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2021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이번 선거부터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또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돼 조합원 수 3000명 미만 조합은 한 표를, 조합원 수 3000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각각 행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 수는 1111개이지만, 조합원이 3000명 넘는 곳이 141곳이어서 총 유효 투표 수는 1252표다.

axkj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