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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솔바이오사이언스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넥스 등록 법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려다가 철회한 뒤 혹독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이전 상장을 기대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 이전상장 포기 선언에 매도 주문 쏟아져
14일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주요 주주인 타이거자산운용의 지분율이 최근 1% 이상 줄었다. 지난해 7월 공시 당시에는 7.93%였던 타이거자산운용의 지분율이 지난 10일 기준 5.76%까지 내려갔다.
타이거자산운용이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 치운 날은 지난해 12월 19일이다. 이날 타이거자산운용은 장내에서 엔솔아비오의 주식 12만2055주를 매도했다. 다음날도 1만3807주를 팔았다. 2거래일 동안 매도액만 8억1996만원 어치다.
당시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 계획을 철회한 시기다. 지난해 12월 14일 엔솔아비오사이언스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청구와 관련하여 대표주관사등의 동의하에 금번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파두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가 기술기업에 대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퇴행성디스크치료제(P2K)에 대한 심사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 상장 철회 발표 이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12만여주를 팔아 치운 날은 세 번째 하한가를 기록한 날이었다.
◇ 타이거운용, 지분 매도에 CB 조기 상환도 요구
타이거자산운용은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020년과 2021년 연속으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한 이후 지분을 줄여왔다. 지난 2022년에는 드디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본격적으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전 상장 계획을 철회하자 타이거자산운용의 ‘손절’이 빨라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타이거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투자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제1회차 전화사채(CB)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행사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를 확인한 결과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1회차 CB는 모두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오는 2월 16일 30억원을 채권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해당 풋옵션의 행사시작일이 이번에 대량매도가 나온 지난해 12월 18일이었다.
◇ 2·3회차 CB, 조기상환 청구 가능일 임박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서는 주요 주주의 매도 타이밍이 뼈아픈 이유가 있다. 2회차와 3회차 CB의 풋옵션 행사시작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1월 코리아바이오유니콘을 상대로 20억원 규모로 발행한 2회차 CB의 풋옵션은 오는 2월 4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또 글루온채권투자일임을 상대로 지난 2022년 6월 발행한 29억원 규모의 3회차 CB는 오는 4월 10일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로 지난해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투자한 휴메딕스의 보호예수도 다음 달이면 풀린다. 당시 신주 발행가격은 9090원으로 총 55만55주를 찍었다. 해당 유증으로 1~3회차 CB의 전환가액도 모두 9090원으로 조정된 상태였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이전상장 철회 전에는 1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4000원대에서 횡보 중으로 코넥스 시장 등록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9090원 이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된다면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자들에게 최소 30억원(1회차 CB), 최대 79억원(1~3차 CB)의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유동자산은 약 80억원이며 현금은 14억원 가량이 있었다.
◇"불순한 세력의 농간" 주장하는 회사
한편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실망한 주주들에게 "당사를 흔드는 불순한 세력들의 농간을 조심하기 바란다"며 "주가를 떨어뜨려서 사익을 취하려고 하는 세력들이 암약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대했던 성과가 없으니 당장 주가가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건 당연하다"며 "투심을 찾으려면 이전 상장에 성공할 성과를 거두면 된다"고 일침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