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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울상지은 카드사...4분기도 연체율·수수료 압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0 17:33

신한카드 3분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



연체율 2% 넘은 카드사 3곳, 8년6개월 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도 '압박'...카드사 "내실경영"

마그네틱카드들_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이 올해 말까지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 속 일제히 실적이 하락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여전히 연체율 상승과 수수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4분기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은 올해 말까지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먹구름 낀 성적표…조달비용 증가 ‘원인’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대다수 전년 대비 하락한 결과를 나타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5877억원) 대비 20.2%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4565억원에서 4301억원으로 5.8% 줄었다. KB국민카드는 3523억원에서 2724억원으로 22.7% 줄었다.

총자산 기준 하위 카드사의 경우 실적 약세가 두드러졌다. BC카드와 우리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각각 696억원, 11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2%, 34.1% 감소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3657억원의 순이익으로 2695억원었던 전년 대비 35.7% 늘었으나 이는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됐다. 매각 건을 제외한 순이익은 1676억원으로 전년동기비 37.8% 줄었다.

반면, 현대카드 순이익은 22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078억원)대비 8.6%가량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 카드대출 채권자산 규모를 줄여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현대카드의 단기카드대출 자산은 지난 2021년 말 6336억원에서 지난해 말 4637억원으로 26.8% 줄었다. 애플페이 도입 영향으로 매출액도 증가했다. 애플페이 도입 후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1조6056억원, 203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2.7% 늘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주요 원인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확대와 대손비용 비중 증가다. 카드사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4.93%까지 치솟으며 5%를 목전에 두기도 했다. 3분기 자금조달 이자율은 평균 2.56%로 나타났다. KB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분기 1686억원에서 3분기 1882억원으로 11.2% 늘었다. 신한카드는 2662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6% 급증했다.


◇올해 내내 전망 어둡다…연체율·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


카드사들의 실적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도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부실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수록 카드사 부담도 동시에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우리·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이 2%를 넘어섰다. 하나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2.25%로 국내 카드사들 중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와 국민카드는 각각 2.1%, 2.02%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카드론을 제때 갚지 못해 만기를 미루는 사람이 늘어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체율이 2% 이상인 카드사가 3곳 이상인 것은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연체율 2%는 통상 업계에서 카드사가 감당할 수 있는 연체율 수준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조달 금리 부담과 수수료 압박도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업계가 연말까지 적격비용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영업원가의 일종인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만일 이번에 주기가 연장되지 않을 시 내년 재산정 주기가 돌아오게 되며, 통상적인 흐름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수익성 방어를 위해 카드사들이 건전성을 위주로 한 경영 등 4분기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조달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일부 회사는 저신용자 대출문을 막고 있다"며 "당분간 건전성 관리와 허리띠 조르기식 경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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