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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3분기에 흑자·CSM 지켜냈다...매각 청신호 켜질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9 09:30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29억원…흑자전환 성공



손해율·CSM 지표 양호 "IFRS17하 성과 나타나"



업계 "몸값에 프리미엄 여전, 실제 가치 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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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가운데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실적이 롯데손보의 몸값 재평가 등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시선이 모인다.


◇ 흑자 나타내고 CSM 늘었다…롯데손보 ‘함박웃음’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누적 보험영업이익은 4544억원으로 전년보다 249.3% 증가했다.

3분기 장기보장성보험 신규월납액은 107억원으로 2분기 85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5698억원으로 13% 늘었다.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86%다.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등 전체 보종의 손해율을 합산한 3분기 누적 전사손해율은 81.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3.4%p 개선된 수치다.

3분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1438억원을 기록했다. CSM은 올해 9월 말 기준 2조2086억원을 기록하며 연초 1조6774억원 대비 5300억원 이상 늘어났다. CSM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하에서 보험사의 이익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이번 실적에서 신계약 CSM 성장 수준은 업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미래에 CSM과 보험영업이익의 성장이 지속돼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롯데손보는 이번 실적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전면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통한 신계약 CSM 확보와 손해율 개선의 성과가 새로운 회계제도 하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몸값 거품 여전해…전진법 적용해야"


이 같은 실적을 두고 향후 매각과 관련한 과정상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달 매각 주관사로 JP모간을 선정하고 롯데손보 지분 77%를 희망가인 약 3조원에 매각하기위한 과정에 나선 상태다.

롯데손보는 그간 매각 측이 제시하고 있는 몸값과 관련해 다소 높다는 업계의 인식이 따라붙어 왔다. JKL이 제시하는 매각가는 3조원 가량이다. 업계에선 현재 시가총액 외에도 금융업계에 매각 시 완전 자회사로 둬야하기에 상장폐지 비용까지 고려하면 매각 희망가가 다소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현재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7500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선 3분기 실적이 공개되면 롯데손보 몸값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일단은 롯데손보 체질개선을 위해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JKL의 전략이 맞아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상반기에도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200억원을 웃돌며 전년 동기 대비 13% 뛰었다. 손해율도 꾸준히 개선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긍정적이었다.

다만, 매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이번 실적 지표로 추산하더라도 3조원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시각이 여전한 데다, 재무 건전성이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CSM은 개선됐지만 상위권 손해보험사와 비교하면 중위권 손보사 평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 예상 현금 유입액의 현가 대비 신계약 CSM 비율로 롯데손보가 2분기 14%를 보인 반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20%를 넘긴 바 있다. 지급여력비율(K-ICS)도 1분기 말 기준 180% 이하를 나타냈다.

전진법을 택해 기업가치를 재산정할 경우 현재 호실적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실적은 소급법 적용에 따른 결과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전진법을 적용하면 올해 누적순이익이 57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금융감독원은 3분기 실적부터 계리적 가정에 전진법을 원칙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것을 제시했으나 급격한 순익감소 등 부작용을 고려해 올해까지 일부 소급법 적용을 허용한 상태다. 다만, 전진법 아래에서도 같은 기간 CSM이 2조원 이상을 가리켰다.

롯데손보의 주가 또한 하락세인 점도 부정적 요소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14일 이후 주가는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해 17일 종가는 전일보다 3.00% 하락한 2425원을 가리켰다. 주가 하락은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 중인 JKL 입장에서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세를 가리키는 것이 매각 측 입장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이 보유한 계약의 근본적인 가치 산정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듯해 곧바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흑자전환이나 각종 지표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어디까지나 허용된 수준에서 최대치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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