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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보험료' 인하 가능성에 무게…상생부담은 사실상 손보 '빅4'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3 07:03

9월기준 손해율 80% 밑돌아...순익도 보험료 인하 요소



삼성이 먼저 나서나…3%p 인하 예상



각 사별 약 1000억원가량 보험료 수입 감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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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손보사들이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과 관련한 미팅에 나선 가운데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부담은 사실상 손보업계 빅4 보험사에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손보사들이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과 관련한 미팅에 나선 가운데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9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손보사들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자동차보험 부문으로 나타낸 수익이 5559억원에 이른다. 올해 9월 기준 상위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8.3%를 기록해 업계가 보는 손익분기점인 80%대를 밑돌았다.

이 같은 요소로 인해 현재 당국으로부터 상생금융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손보사의 경우 필수보험인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통해 상생금융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어느 보험사가 먼저 구체적인 인하 방침을 내걸고 나설지에 관심이 모인다. 당국 입김도 작용하지만 공식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가 각 회사에 달린 만큼 인하폭과 발표 시기 등을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 지금까지는 특정 회사가 보험료를 내리면 나머지 회사들이 따라가는 방식을 보였다. 올해는 KB손해보험이, 지난해는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 행렬에서 선두로 나섰다.

올해도 업계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인하에 가장 먼저 나설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인하폭은 지난해 1%대 인하, 올해는 2%가량 내려갔다. 각각 자동차보험 부문 이익 규모는 상반기 기준 지난해 6250억원, 2021년 4130억원 수준이었다. 규모에 따라 단순 추산하면 인하폭이 1%대 중반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보험료 인하에 따라 감소하는 자동차보험료 수입은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강도 높은 상생금융 마련을 주문하고 있는 요인을 감안하면 할인폭은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손보사들이 제시한 인하율인 2%보다 1%p 높은 인하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규모가 20조원 가량인 자동차시장에서 2%만 보험료를 내릴 경우 수입은 4000억원 마이너스다. 상위 4개사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덜 걷히는 보험료 3000억원 이상을 상위 4개사가 집중적으로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보험료가 크게 내려가면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비치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보험수익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달 중 인하폭과 적용시기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자동차보험이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는 만큼 당국과의 물밑협상에 따라 인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인하 여부와 규모가 결정된 뒤 내년 초 책임개시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1.5%~2%내외 인하폭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며 "손해율이나 순익, 최근 상생금융 동참 분위기로 인해 확실시되고 있다. 평균적인 보험료 조정 시기보다 1~2개월 앞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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