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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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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가성비 전기차' 경쟁…LFP 배터리 달고 가격 낮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9 15:07

테슬라, 3000만원대 EV 생산 계획…폭스바겐·지엠도 저가형 EV 공세 가담
현대차·기아, 자체 LFP 배터리 탑재 예정…中 의존도 낮추고 제조원가 절감

TESLA-GERMANY/ <YONHAP NO-3058> (REUTER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독일 그륀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가성비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탑재해 생산 원가를 절감한 보급형 전기차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9일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독일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델3(4만2990유로)보다 약 40% 저렴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판매한 전기차 평균 가격(6만5000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앞서 테슬라는 모델Y의 배터리를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로 바꾸고 판매가를 국내 기준 2000만원 가량 인하하기도 했다. 정부 보조금을 합하면 4000만원대에 모델Y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폭스바겐도 저가 전기차 공세에 가담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4월 ID.2올의 가격을 2만5000유로 이하 가격으로 오는 2025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ID.2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모델이지만 추후 다른 시장으로 판매 확대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BYD는 4월 자국에서 출시한 1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전기차 ‘시걸’을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는 중형 SUV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연말에 선보일 계획으로 가격은 3000만원대로 예상된다.

저가형 전기차 보급을 위한 LFP 배터리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통상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LFP 배터리를 개발, 탑재한다면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다. LFP는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95% 이상 독식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도 있다.

(사진 3) 더 기아 레이 EV

▲기아는 지난 9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더 기아 레이 EV’를 출시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6월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25년께 공동 개발한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최초 적용하고 추후 신흥 시장 중심으로 탑재 모델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2년간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4년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셀 용량을 LFP 배터리로는 업계 최고 수준인 60암페어(Ah)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에너지 밀도는 300와트시(Wh)/Kg 수준이다. 또 전압과 용량을 프리미엄 니켈, 망간, 코발트(NCM)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대중화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결국 가격에 있다"며 "현시점에서 보급형·중저가 전기차를 공급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제조사가 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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