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정인

kji01@ekn.kr

김정인기자 기사모음




친환경·고유가 흐름에 밀려나는 디젤車…비중 한자릿수 전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6 15:08

지난달 디젤차 신규 등록 2만2460대…전년 동월 대비 24.8%↓
수입 디젤차도 감소 추세…현대차·기아, 디젤 엔진 단종 수순

주유소 휘발윳값 하락세<YONHAP NO-3021>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차 바람이 불고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디젤차(경유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급기야 올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 판매 비중은 1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에 디젤 승용차 판매가 전면 허용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규 등록 디젤차는 총 2만2460대로 전년 동월(2만9885대) 대비 24.8% 감소했다. 올해 1~10월 디젤차 누적 판매량은 26만2334대로 전체 판매량의 17.9%를 차지한다. 반면 지난달 하이브리드차 신규등록은 2만5982대로 전년 동월 대비 65.2% 늘었다.

디젤 엔진 판매 비중이 높았던 수입차 업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 디젤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2만5001대) 대비 40.6% 줄어든 1만7777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기 수입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 1만8423대보다도 낮은 수치다.

디젤차는 힘과 연비가 좋다는 장점으로 201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실제 디젤차 등록 대수가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5.9%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경유 연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폭스바겐이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낮게 조작한 ‘디젤 게이트’ 사건이 일어나면서 디젤차에 대한 수요는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제 디젤차 신규 등록대수 점유율은 △2016년 40.9% △2017년 36.7% △2018년 35.6% △2019년 28.0% △2020년 24.0% △2021년 17.3% △2022년 12.6%로 매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디젤차에 대한 수요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디젤차의 전체 차량 등록 비중은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자 디젤 모델을 단종시키는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2021년 11월 이후 경유차 세단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또 2019년 아반떼 디젤에 이어 싼타페, GV80 디젤 모델을 단종할 예정이다. 기아도 최근 셀토스 디젤 모델을 단종했다.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 한국지엠에서도 일부 상용차를 제외하면 디젤 모델이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특히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라며 "특히 사우디·러시아의 원유 감산 조치, 이·팔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디젤차에 대한 니즈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kji0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