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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한 다이소 매장 진열대에 전시된 화장품들. 사진=조하니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화장품 품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대 강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우수 경쟁력)는 물론 주요 화장품 브랜드와 손잡고 제품력까지 갖추면서 헬스앤뷰티(H&B) 강자인 CJ올리브영의 차기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지난달 화장품업체 VT코스메틱과 손잡고 내놓은 ‘VT 리들샷 100·300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이 온라인몰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품절 사태까지 빚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50㎖ 기준 한 병에 3만원대에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다이소에서 12㎖(2㎖×6개입)에 3000원으로 내놓자 출시 2주 만에 초도 수량이 완판되는 등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두 제품은 용량과 패키지·배합은 다르지만 주요 성분과 기능은 같다.
지난 2009년 ‘니베아 바디용품’을 시작으로 다이소가 화장품 판매를 시작한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이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며 인지도까지 챙기는 전략이 핵심이다. 홈뷰티 시장이 확대됨에 따른 고객 수요를 고려해 빠른 대응에 나섰다고 다이소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다이소는 네이처리퍼블릭을 시작으로 5월 조성아뷰티·제이엠솔루션, 8월 애경산업, 10월 다나한, 11월 클리오 등과 잇달아 손잡고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도 투쿨포스쿨, 더샘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하면서 지난해 7곳에 그치던 입점 브랜드를 올해 10월 기준 25개까지 불렸다. 여성 기초·색조 화장품뿐만 아니라 남성화장품 등 브랜드 종류도 다양해졌다.
다이소 화장품의 가장 큰 장점은 균일가 정책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500원부터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이미 정해진 6개 가격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따라서, 화장품도 품목당 가격이 최대 5000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일반 유통기업이 상품원가에 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정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대조를 이룬다 비교적 경제력이 떨어지는 10~20세대 위주로 저렴한 가격이 주요 구매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천원숍’으로 이름을 알린 다이소는 ‘싼 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는데 주력해 왔다.
기존 유통채널에 납품하는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들과 협업도 지속하면서 제품력을 보완한 것도 이같은 편견 극복 차원의 경영전략인 셈이다.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 생산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업체들이 맡고 있다.
MZ세대 위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1~8월 다이소의 기초·색조화장품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60% 가량 증가했다. 화장품 호조로 지난해 매출 2조9457억원을 달성한 다이소가 올해 매출 3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다이소가 전국 1500여개 매장으로 높은 접근성, 다품종 소량 판매 등 올리브영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면서 향후 최대 라이벌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1분기 기준 운영 점포 수 기준 올리브영의 국내 헬스&뷰티(H&B) 시장 점유율은 71.3%에 이른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생활용품점 태생인 다이소가 전문성 기준으로 아직 화장품 기반인 올리브영과 견주기 어렵지만 판매 초기 반응이 좋아 눈여겨볼 만 하다"면서 "경쟁사와 다른 특별한 가치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새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점에서 올리브영 입장에서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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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매장 내부 전경. 사진=다이소 |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