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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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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시장 여전히 뜨겁지만…복잡해진 연준의 셈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07 10:38
USA-ECONOMY/FED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자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3만 6000명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17만명 증가의 거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9월 일자리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사이클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윌밍턴 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것(9월 비농업 고용)은 물가가 다시 뛸 리스크에 대한 연준의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선 추세를 밑도는 성장이 지속되고 노동시장이 일부 둔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은 또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예상치는 5.6%(중간값)으로 제시됐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와중에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자 시장에서는 당장 11월 FOMC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현재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27.1%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가능성은 20%이었다. 11월에 동결되더라도 12월에 기준금리가 5.5∼5.75%로 오를 가능성 또한 하루만에 29.8%에서 36.7%로 상승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일자리 증가를 제외한 다른 요인들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고용 보고서는 경제 모멘텀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포함한 핵심 인플레이션 발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짚었다.

오는 12일에 발표되는 9월 미 CPI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또 9월 고용 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월대비 0.2% 상승했고, 전년대비 4.2% 증가해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점에 연준이 안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최고 채권 전략가는 "노동시장이 강하긴 하지만 임금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 급등한 점도 주목을 받는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이 연준의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금리 급등은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높여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준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과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 다양한 경제 상황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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