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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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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서 미국증시 약세론 ‘스멀스멀’…황금연휴 앞두고 개미들 불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26 11:02
투자자

▲투자자(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6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휴 기간 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휴장에 들어가는 만큼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월가에서는 뉴욕증시 하락에 베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휴 전날까지 주식을 매도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인공지능(AI) 열풍에 올해 20% 상승한 뉴욕증시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의 약세 베팅이 급증해 숏포지션 대비 롱포지션을 측정해 위험선호 심리를 나타내는 지수 중 하나인 ‘순 레버리지 포지션’이 최근 4.2%포인트 급락한 50.1%로 집계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3월 이후 주간 최대 하락폭이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헷지펀들 사이에서 공매도가 급증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 고객들은 순 레버리지 포지션을 지난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순 레버리지 포지션이 축소됐다는 것은 월가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덜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헷지펀드들의 위험자산 심리를 측정할 수 있는 또 다른 도구인 ‘총 레버리지’는 공매도가 급증하면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데 지금이 이와 같은 경우"라고 부연했다.

이를 반영하듯,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헷지펀드들의 순매도가 2022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 고객들의 경우 기술주, 소매 및 유통, AI 관련주들에 대한 공매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뉴욕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는 배경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장기화 기조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기업가치에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난 7월 연중 최고점까지 올랐을 때 예상 수익의 20배 수준에 거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0년간 평균치 대비 27%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쉽게 종료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에도 연방기금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준 관료들이 내년에도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을 시사했다며 "시장에서 생각해 온 시간보다 좀 더 긴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도 긴축 정책을 더 강도 높고 더 오래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들을 잇따라 쏟아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에 약세론이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오히려 지난해 10월처럼 방어적 포지셔닝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타이밍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JP모건체이스를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인터뷰에서 "세계는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연준이 기준금리를 7%대까지 끌어올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준비가 안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최근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응하기 위해 몇 달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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