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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달러화는 지난 두 달 동안 모든 주요 통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급등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지난 7월 중순부터 기록적인 8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왔던 ‘블룸버그 달러 스팟 지수’가 올해 연고점까지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선물은 최근 약 6개월만에 105선을 돌파했다. 달러인덱스가 지난 7월 중순 99대까지 추락한 것을 고려하면, 불과 2개월여만에 달러 가치가 6%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오드리 칠드 프리맨 주요 10개국 수석 외환 전략가는 "순환적 강달러 요인들이 올 여름에 귀환했다"고 평가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화가 올해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가리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올해부터 미국 금리가 본격 인하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 경제는 유럽, 중국 등과 달리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2%로 다시 반등해 인플레이션 재발 조짐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졌다. 연준의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자들은 다시 달러화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특히 이번 강달러 흐름의 경우 미국과의 금리차가 아닌 경제 성장 전망의 차이에 의해 주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적크스 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주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렸음에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도 약달러 베팅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부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방향에 베팅한 주피터 자산관리의 마크 내쉬 펀드매니저는 최근 이러한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달러는 맹수같은 모습을 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는 동시에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경우 달러화는 앞으로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계 한 자산운용사의 찰스 디벨 채권 총괄 또한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근거로 달러화에 대한 입장을 약세에서 중립으로 전환했다. 디벨 총괄은 "향후 6∼12개월에 걸쳐 달러화가 약해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3개월 동안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킹달러의 귀환이 글로벌 경제에 파장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해 각국 당국이 시장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엔 총회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별도로 마련된 자리에서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목적으로 일본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달러화가 8∼10% 상승할 때마다 미국 기업 수익이 평균 1%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지난해 분석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흥국들이 받게될 압박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강달러로 인한 신흥국의 자본유출, 수입 및 부채 부담이 증가했던 2022년의 악몽이 신흥국 사이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