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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달라진 유커…K-여행 컨텐츠도 달라져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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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커(游客·중국단체관광객) 매출이 늘고 있지만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중국 국경절·중추절(9월 29일∼10월 6일) 황금연휴를 앞둔 국내 면세점업계 관계자의 우려 섞인 말이다. 대목을 앞두고 크게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자국민 한국 단체관광 허용 후 유커가 줄지어 국내 면세점을 찾고 있음에도 이들의 씀씀이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방한 유커 면세점 객단가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 사태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사드 사태 이전에는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들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싹쓸이 구매’하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본인 것만 사가거나 소량만 구매하는 분위기다. 면세점들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유커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2016년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적교류 제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들어선 윤석열 정부와 양국간 경색 국면 심화 등으로 빚어진 한·중간 교류 정체가 이번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허용으로 일말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그러나, 그 사이에 중국 경제 둔화와 그에 따른 중국인의 관광행태 변화로 국내 면세점들은 예전처럼 마냥 즐겁지 않다. 과거 중국인들은 백화점과 면세점이 밀집된 명동에서 화장품과 명품 등을 쇼핑하며 한국 여행을 즐겼다. 그러나 요즘은 인기 맛집이 많은 ‘성수동’과 미용시술을 목적으로 ‘압구정’을 찾고 있다. 방한 유커 관광의 트렌드가 쇼핑 아닌 체험·목적 관광 위주로 달라진 것이다.

지난달 여행차 방문했던 일본 오사카는 스시·라멘 같은 일본의 대표음식 맛집이 즐비했다. 또한, ‘주유 패스’를 구매할 경우 주요 관광지 입장은 물론 연계되는 지하철 노선의 탑승까지 무료였다. 외국관광객 입장에선 주유패스 하나면 저렴하게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어 그만큼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비록 한 예에 불과하지만, 국내 면세·관광업계가 방한 유커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제공하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한때 ‘관광 큰손’으로 통했던 유커의 씀씀이를 되돌리려면 면세점·여행업계의 부단한 관광 컨텐츠 개발 노력과 정부의 지속된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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