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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자산소득 2배 증가’ 계획은 엔화 약세를 더욱 장기화시키는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엔화는 이미 올 들어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통화"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주요 공약인 ‘자산소득 2배 증가’를 실현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NISA 대폭 개선한다.
개인투자 활성화를 위해 2013년 10월 첫 도입된 NISA는 투자차익, 배당금 등에 대한 세금을 물리지 않는 상품으로, 만능 통장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비슷하다.
개별 종목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일반형은 5년 동안 세금을 면제받으며 투자신탁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적립식의 면세 기간은 20년이다.
이런 와중에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비과세 기간을 종류 구분 없이 무기한으로 늘리고 연간 납입 상한액을 적립식 40만엔에서 120만엔, 일반형 120만엔에서 240만엔으로 대폭 상향한다. 최대 납입액 또한 1800만엔으로 확대된다.
주목할 점은 NISA가 첫 도입된 이후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비중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NISA 계좌에서 해외 주식 및 펀드에 대한 투자규모가 2015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이를 고려할 때 내년부터 NISA가 계획대로 대폭 개선될 경우 해외 투자를 늘리려는 투자자들이 급증해 엔화 매도세가 촉발될 것이란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지난 3월 31일 기준, NISA를 통한 해외 주식·펀드 투자액은 약 7조 5300억엔(약 67조원)으로, 엔·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가계의 저축액이 1107조엔(약 9980조원)에 육박한 만큼, 엔화 환율이 앞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해도 엔화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인 미일 금리차가 조만간 큰 폭으로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NLI 리서치의 우에노 츠요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NISA 개선은 확실히 자금유출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 비중을 늘린다는 것은 지속적인 엔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저금리는 더 많은 엔화가 유출될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미쓰비시 UFJ 코쿠사이 자산운용에서 NISA 마케팅을 담당하는 야기 타카유키 차장은 "새로운 NISA 체계로 정기적 납입이 습관화되는 등 투자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화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해외 자산에 시선이 더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0시 4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38엔을 보이고 있다. 달러당 148엔에 육박했던 이달 초 수준에 비해선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올들어 11% 급등했다.
이런 와중에 외환 전문매체인 데일리FX는 주요 저항선인 달러당 148엔선이 돌파될 경우 엔화 환율이 152엔까지 치솟을 여지가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반대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당 145.9엔, 144.55엔이 각각 1차, 2차 기술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