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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수 딥비전스 대표. 사진=김철훈 기자 |
중기부 ‘2023년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의 재창업 희망자를 위한 멘토단 ‘리:본(Re:Born) 멘토단’에 합류한 강봉수 딥비전스 대표는 중기부가 제의해 온 멘토단 합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계기를 설명했다.
중기부는 지난 6월 서울 용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기존 재창업 희망자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합한 ‘2023년 리:본 멘토단’ 발대식을 갖고, 강 대표 등 성공 재창업자 13명을 포함해 VC, 재계 관계자 등 총 51명으로 구성된 멘토단을 출범시켰다.
현재 중기부는 재창업 멘토링을 받을 대상 기업을 선정 중이며, 선정이 끝나는 대로 강 대표는 VC 등과 팀을 이뤄 재창업 도전자에게 자신의 경험담과 성공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강 대표 역시 한 차례 창업에 실패한 후 중기부의 재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받았던 수혜자이기도 하다.
대학생 시절부터 개발도상국을 위한 사회적기업 창업을 꿈꿨던 강 대표는 대학 재학 중 라오스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식점·카페 등에서 모바일 포인트·쿠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결제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라오스는 젊은층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로 높아 모바일 결제서비스 성공 가능성이 높았지만, 함께 창업한 학교 동창들과 비전이 맞지 않아 자진 폐업했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친한 사이보다는 뜻(사업 비전)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강 대표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딥테크를 활용해 환경분야에서 우리나라와 개도국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을 만든다는 비전을 세우고, 교회·선후배 등에서 뜻이 맞는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동시에 강 대표는 중기부의 재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의 지원도 받았다. 수혜 기업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프로그램을 수료한 강 대표는 2017년 환경부가 주최한 ‘에코톤 환경ICT 창업경진대회’ 우수상, 같은 해 한국중부발전이 주최한 ‘KOMIPO 청년창업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 강 대표가 재창업한 딥비전스는 일반 보안용 CCTV이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AI로 분석해 대기의 ‘탁도(탁한 정도)’를 측정, 미세먼지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비전플러스’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상청 등 정부나 기업이 사용하는 미세먼지 측정기기는 수 억원대 고가의 장비를 필요로 하지만, 딥비전스가 개발한 비전플러스 소프트웨어를 장착하면 도로변, 건물외벽 등에 이미 설치돼 있는 각종 교통·보안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각 지자체나 기업이 자신의 관할구역 내에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공사장 비산먼지 등을 실시간 측정해 즉각 인근 주민에게 알려주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실제로 딥비전스는 현재 서울 성동구청과 이 기술을 도입하는 업무협약(MOU)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용산구청 등과도 협의 중이다.
특히, 강 대표는 재고(중고)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결합,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안내하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사업’을 베트남에서 추진 중이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갤럭시 스마트폰 재고품을 베트남 도심 도로, 건물외벽 등에 설치해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이 정보를 베트남 주민에게 안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CCTV 인프라가 부족한 개도국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운영하는 ‘2024년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사업’에 신청해 현재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라고 말했다.
CTS 프로그램은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기관인 코이카가 민간 대기업·스타트업·소셜벤처·NGO 등 개도국 진출을 추진하는 다양한 민간주체에게 매칭 기회와 재정 지원을 제공, 국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수혜국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동남아 개도국 역시 대기오염 문제가 심해지고 있는데 미세먼지 측정장비나 CCTV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산 재고 스마트폰을 마치 CCTV처럼 도로변 등에 설치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이를 주민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조도, 습도 등 날씨나 기타 요인에 관한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탁도 분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만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상용화한 것은 딥비전스가 세계 최초"라며 "이 기술은 미세먼지 농도 측정 외에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 등 다양한 용도로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프리-A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한 강 대표는 내년 중 A라운드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팁스) 과제 수행과 프리-A 라운드 투자 유치를 위해 팁스 운영사인 투자사를 물색 중이다.
강봉수 대표는 "재창업 과정에서 재무·법률 등 중기부 멘토단의 다양한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리:본 멘토단 수혜기업이 선정되면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