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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줄이고 기술 초격차 확보 총력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7 15:29

삼성전자 뒤늦은 감산 효과 아직 반영되지 않아

상반기 이어 하반기에도 웨이퍼 투입량 10% 축소



삼성전자, 매년 역대 최대 R&D 투자 기록 경신

이달 초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ASML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M&A 귀추 주목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삼성전자가 늘어나는 반도체 재고를 빠르게 줄이고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초격차 확보 총력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문한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발굴을 위해 이달 초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속으로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하는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6월 말 기준 DS부문(반도체) 재고자산은 33조6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4조6293억원의 재고가 늘었다. 반도체 산업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기 전인 지난 2021년 말(16조4551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뒤늦은 감산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재고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웨이퍼 투입량을 상반기 대비 10% 축소할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퍼 투입 감소는 곧바로 반도체 출하 및 공급 감소로 이어져 수요와 공급 균형을 빠르게 맞출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정확한 감산 규모와 가동률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가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재용 회장 역시 지난 2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이 회장이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133조원 투자 발표를 한 후부터 삼성전자는 매년 역대 최대 R&D 투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설비 투자 규모는 25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519억원) 대비 약 24.7% 늘었다. 이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92%다. 연구개발비도 13조7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조1771억원 보다 13.1% 증가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ASML 외에도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주식 238만주(지분율 0.1%, 약 1152억원 규모), 국내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의 주식 154만4000주(지분율 4.4%, 약 676억원 규모)도 매각했다.

삼성전자가 현금 확보에 나섬에 따라 M&A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6년째 이렇다할 대형 인수합병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2021년 1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의미있는 M&A를 향후 3년 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국 정부도 주요 반도체 기업의 몸집 불리기를 견제하고 있어 M&A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위한 미래 인재 확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국내 5개 대학에서 ‘T&C(테크앤커리어) 포럼’을 진행한다. 포럼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조직 문화 및 목표를 소개하는 ‘피플 토크’를 비롯해 삼성전자 기술임원 강연, 현직 엔지니어와의 1대1 상담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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