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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아주대학교 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분야의 특성상 빠른 시일 안에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한 특정 기술 분야 위주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물리 및 자연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원천기술의 근간이 될 기초지식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초연구를 잊지 말고 미래에 새로운 응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밑거름을 미리 준비하는 투자가 진행됐으면 합니다."
이형우 아주대 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는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형우 교수는 이달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에서 전도성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발견했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나 신개념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로 활용이 기대된다.
이 교수는 "연구에서 이용한 LaAlO3/SrTiO3 (LAO/STO) 이종구조는 내부에 2차원 전자가스(2D Electron Gas: 2DEG)가 존재해 금속과 같이 전기가 잘 흐르는 물질이지만 기존 실리콘 등의 반도체처럼 전도성을 스위칭하는 것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본 연구에서는 빛과 물을 이용하여 해당 물질의 전도성을 가역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전도성 제어가 가능했던 원리(지속적 광전도성 유도와 물을 이용한 초기화)를 이론적,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본 연구는 차세대 소재 중 하나로 주목받아온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의 전기 전도성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을 발견한 연구"라며 "매우 초기 단계지만 복합 산화물 소재를 폭넓은 일렉트로닉스 분야에 활용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결과"라고 전했다.
물론 연구는 쉽지 않았다. 이 교수는 "소재 합성, 소재 구조·성분 분석, 소자 제작, 전기특성 및 광반응성 측정, 이론 계산 등 다양한 연구내용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를 추진하면서 다양한 문제점과 한계점을 발견했다"면서도 "열정적인 아주대 학생들과 주변 공동 연구자분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기술적,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 연구원들의 역량이 성장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대학내 반도체 교육에 대해 이 교수는 "학과에서 최근 반도체 관련 투자 및 교육의 강화에 관한 사회적 맥락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아주대 물리학과의 경우 여러 교과목을 통해 이미 반도체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포토리쏘그래피 및 다양한 반도체 공정 기술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익히는 나노 공정 및 소자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도체 공정 기술을 직접 수행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생들의 수요가 많고 호응도가 좋아 계속해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최신 반도체 기술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초 물리학 교육이 꼭 전제돼야 한다"면서 "근간이 되는 전통적인 물리학과 최신 반도체 기술 교육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의 연구팀은 전이금속 산화물 소재 내에서 전자(Electron)의 수송(Transport), 트랩핑(Trapping),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등의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물질의 격자 구조 및 결함 등을 미세하게 제어해 강유전성, 자성, 초전도성 등 새로운 양자(Quantum) 물성을 유도하는 연구도 수행 중이다.
이 교수는 "복합 산화물 소재의 양자 물성을 탐구하는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및 일렉트로닉스 분야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기술의 개발은 이러한 새로운 물질의 새로운 특성을 이해하는 기초연구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