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노조 주최로 열린 ‘산업은행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에서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KDB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산업은행 기관으로는 7조원 손실이, 국가경제 재무적으로는 15조원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은 노동조합과 한국재무학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산은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앞서 산은은 이전 계획안 수립을 위해 회계법인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번 용역은 노조에서 사측 용역 대응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은 노조는 지난 2월 한국재무학회에 산은 부산 이전의 국가경쟁력 파급효과 분석, 금융경제연구소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책금융기관 역할 검토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산은이 부산 이전 시 향후 10년간 수익이 6조5337억원 줄고, 신사옥 건설, 주거공급 비용, 출장비용, 퇴직금 등 비용이 4702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총 7조39억원의 기관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 학회 분석이다.
누적 손실 규모는 1년차 3720억원에서 2년차 8910억원, 3년차 1조5200억원, 4년차 2조2180억원 등으로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용역을 맡은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도권 대비 동남권에 절대적으로 적은 금융기관과 기업고객, 기존 기관들과의 거래 중단 등 금융네트워크 약화, 인적 경쟁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15조478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손실분은 16조7233억원이며, 새로 창출되는 파급효과는 1조2452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학회는 "연간 2조6678억원의 정책자금이 집행되기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 기업이 적시에 지원받지 못하면 기업의 부도 위험이 증가한다"며 국가 경제 파급효과 관점에서 22조156억원까지 연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구조조정 기업들의 부도 위험 증가에 따른 부가 손실(약 22조156억원), 산은 손익 감소에 따른 정부배당금 지급 불가,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 훼손 등 계량화가 어려운 커다란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산은 협업기관과 거래처도 대부분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학회가 지난달 산은 거래처와 협업기관 직원 9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3.8%가 부산 이전에 반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찬성 의견은 10.6%, 중립 의견은 5.6%였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으로 업무에 불편이 생기면 다른 금융기관과 거래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72.6%에 달했다.
박 교수는 "산은 부산 이전을 둘러싼 여러 논란의 엄중함을 고려해 진행과정과 연구내용에 최대한 합리적이고도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정부와 산은 경영진은 이번 연구 보고서 발표를 통해 산은 부산 이전이 엄청난 경제손실을 수반하는 잘못된 정책 방향임을 깨닫고 근본적인 정책 재고와 집행 수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산은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은 "2005년부터 총 29개 금융공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했으나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비현실적·비효율적인 금융공기업 분산 정책 대신 지역산업 육성 연계 금융발전방안을 수립해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정책금융 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산은이 운영 중인 8개 지역의 지역본부가 국가균형발전의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의 업무 목적에 지역균형발전을 명문화하고 은행 내 ‘지역성장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양측의 컨설팅 결과가 나온 만큼 노조는 강석훈 산은 회장에게 부산 이전 용역 결과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산은 노조가 임직원 20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부산 이전 시 부산으로 이전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직원은 9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