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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철 교수 "과학적 근거 없는 후쿠시마 방류 선동으로 수산업 피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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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부산대학교 교수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조성과 선동으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주장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설명활동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이현철 부산대학교 교수는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주최로 13일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 방사선 바로알기 대토론회’의 주제발표자로 참석,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현철 교수는 최근 부산과 제주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같은 활동에 대해 "과학자로서 일종의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의 논란은 안전성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기에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학계와 정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일부 인사들과 정치권에서는 과학적 근거 없이 우리나라 인근 해역이 방사능으로 심하게 오염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 와중에 수산업계는 벌써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방출량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방사능보다 1000배 정도였다. 이 중에서 약 80%는 후쿠시마 인근 해역으로 방류됐다. 그는 "사고 후 12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 바다는 물론 후쿠시마 원전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바닷물에서 유의미한 방사능 농도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바닷물의 희석 효과가 아주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번 방류도 우리 해역의 방사능 농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일본정부에서 방류하는 처리수 중에 삼중수소 이외에는 전부 방류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지 삼중수소만 방류기준치보다 높기 때문에 바닷물로 희석해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중수소는 원자로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삼중수소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자가 공기 중 질소와 반응하여 만들어지고 비에 섞여 내린다"며 "동해에 1년 동안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의 양이 약 4g이다. 이 두 숫자만 비교해도 처리수의 해양 방류가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수산물도 당연히 먹어도 된다. 위험하다고 하는 측에서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 당신들이 다 먹으라고 하는데 사실 일본사람들이 마시나 바다에 방류하나 똑같다. 사라지지 않고 체외로 소변으로 다 배출된다. 하수처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간다.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모두 마찬가지다. 지하에 묻어도 결국 스며들어 바다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해류의 흐름으로 보면 우리는 이 방류의 영향과 가장 먼 나라다. 일본이나 미국, 호주 정부도 이상이 없다는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들도 이의를 하지 않고 있다. 대만도 마찬가지"라며 "세계적으로 중국 정부와 우리나라 야당에서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꾸준히 국민들과의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내일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시민들과 상인, 수산업자 분들을 만날 계획"이라며 "사실 가장 큰 이해관계자가 수산업자분들인데 이분들도 의견이 갈린다. 걱정은 되지만 정부와 과학자들의 설명을 믿고 괜찮겠지 하는 분들도 있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것 보다 위험하다고 얘기하는 것에 더 영향을 받는다. 생존 환경이 열약했던 원시시대 때부터 쌓인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이고 과학과 정보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시대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만난 분들 중에는 불안한 마음으로 왔다가 설명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도 무조건 싫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그런 분들은 어쩔 수 없다. 생각을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 과학자로서 최대한 자세하게 설득을 하는 게 스스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거짓을 알면서도 일부러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선동하는 이들이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목적 때문에 애꿎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복잡하고 의견이 갈리는 문제에 대해 판단을 할 때는 결국은 과학에 의존해야 한다"며 "객관적인 과학을 믿지 않으면 결국 미신이나 선동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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