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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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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로 금리인상 끝났다"…변곡점 맞은 연준, '킹달러' 추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3 11:10
USA-FED/JOBS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이 정말로 마지막에 다가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3.0%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1% 상승을 하회했다. 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지난 5월(4.0%)까지 꾸준히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엔 대폭 떨어졌다. 3.0%인 6월 CPI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8% 오르면서 예상치를 밑돌았다. 근원 CPI 역시 2021년 10월 이후 오름폭이 가장 작았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여전히 웃돌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는 추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5∼26일 예정된 7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또 인상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이후엔 추가 긴축이 필요할지 의구심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

▲달러. 연합

연준이 7월 이후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하자 달러화 가치는 한 순간에 추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 9월 선물은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 하락한 100.19를 나타내면서 101선이 붕괴된 것은 물론,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 매도세가 일어났던 지난 2월, 4월, 5월에 한차례씩 101선 근처에서 빠르게 반등한 바 있다.

블룸버그가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추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회사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원트로브스키 기술적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추이를 이어감에 따라 미국과 기타 국가들의 금리차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덜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미국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관측 또한 달러 약세를 추가로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트로브스키는 특히 달러인덱스가 올 상반기 내내 박스권에 갇힌 채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장기 하락세를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UBS 자산관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측은 달러화의 약세로 일본 엔화는 물론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 한번의 긍정적인 물가 지표로 연준의 긴축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을 높은 수준에 유지시키는 주요 원인인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며 "일자리는 빠른 속도로 증가되고 있고 임금 상승률 또한 견고하다.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를 지속가능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연준 고위인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월 CPI 발표 이후 "우리의 목표치는 2%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하게 돌아올 것이고, 연준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또한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정책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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