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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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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월 CPI 3%대로 꺾이는데…인플레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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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것은 심지어 끝의 시작도 아니다. 차라리 시작의 끝에 가깝다고 본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당시 연합군이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둔 이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한 말이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의미로 이번 전투 결과에 따른 도취감을 경계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2차 세계대전 전황이 ‘끝의 시작’으로 전개된 계기는 1944년 일어났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었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의 코쿠 아그보 블루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치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현 상황을 처칠 총리의 발언과 비유했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5%대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작년 한 때 9.1%까지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월 4.0%로 급감했는데 12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 30분) 발표될 6월 CPI에선 인플레이션이 한차례 더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3.1%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미국 CPI는 2021년 3월(2.6%) 이후 약 2년만에 4%대 미만을 하회하게 된다.

그러나 아그보 블루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과 전쟁은 ‘시작의 끝’ 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CPI가 하향 추이를 이어가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러 요인들로 인해 여전히 높아 긴축의 고삐를 놓아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차질, 각 가계의 현금비축, 기업들의 그리드플레이션(기업 탐욕에 의한 물가상승), 과열된 노동시장 등을 근원 인플레이션 고착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특히 연준은 침체를 유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욱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침체로 실업률이 올라가고 수요가 무너져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그보 블루아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결국엔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할 것이고 그 시기는 내년 1분기로 본다"며 기업들의 마진이 축소되고 소비자들의 소비활동 또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럼에도 현재의 금리 경로를 보면 (경기침체가) 발생하기 전까지 추가 긴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주요 고위 인사들도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장 부의장은 이날 초당적정책센터(BPC) 행사에 참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만은 진척을 이뤘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할 일이 좀 더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지속가능한 2%로 되돌리기 위해 올해 두어 번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연설에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가 자신의 견해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추가 긴축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의 통화정책은 명확하게 제약적인 영역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도 된다"며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꾸준히 목격하고 있는데 이는 통화정책의 제약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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