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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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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내년에 ‘1달러=160엔’ 넘을수도"…‘미스터 엔’의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7 08:48
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때 ‘미스터 엔(円)’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내년에 160엔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엔화 통화가치가 달러당 150엔대까지 떨어지면서 3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앞으로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사카바라는 지난해 5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대까지 오를 것을 정확히 예측한 인물로 꼽힌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카키바라는 앞으로 엔화 가치가 현재 수준대비 10% 넘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8시 46분 기준, 엔화 환율은 달러당 143.93엔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엔화 통화가치는 9% 가량 하락했다.

사카키바라는 "아마도 내년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어설 수 있다"며 "환율이 160엔대까지 올라가면 당국은 아마도 개입에 나서고 싶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 반면, 일본은행은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엔화 숏(매도)에 나서는 것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카키바라는 아울러 일본은행이 긴축에 나서지 않는 한 엔화 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본 경제가 예상대로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2024년 일본은행의 긴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긴축 수단으로는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동시에 폐기하는 방법이 거론됐다.

그는 또한 당국이 시장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전 경고 없이 단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는 "지금 만약 그 위치에 있는다면 난 아마도 서프라이즈로 나설 것"이라며 "당분간 조용히 지내 시장이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 개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차관 시절 당시 미국 거래시간에 맞춰 새벽 두 시에 일어나 시장개입 지시를 내렸던 상황을 회고했다. 사카키바라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일어났던 1997∼1999년 당시 일본 재무성 차관을 지내면서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었다.

달러화 초강세와 일본은행의 나 홀로 완화정책이 맞물리면서 엔화 통화가치는 작년부터 본격 고꾸라졌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199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40엔대로 올라섰고 그 다음달인 10월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150엔을 32년만에 돌파했다. 이에 일본 당국은 엔화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약 650억 달러를 들여 시장에 개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선 "거의 모든 참석자가 기준금리 유지를 적절하거나 용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일부 참석자는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거나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반영하듯,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92%에 육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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