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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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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 임박?…韓국채 쓸어담는 해외 투자자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3 14:26

해외 투자자들 지난 2개월에 30조 들여 국채 집중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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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중에서 한국 국채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떨어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은의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230억달러(약 30조 564억원) 이상의 자금으로 한국 국채를 쓸어담았다. 올 들어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에 구축한 포지션 규모가 370억달러(약 48조 3590억원)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지난 2개월에 걸쳐 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올 들어 한국 국채에 대한 매수세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는 전하기도 했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2분기에만 40bp(1bp=0.01%포인트) 올랐고 시장 또한 향후 6개월 내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국채를 사들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년 만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 30일 3.7%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러한 배경엔 한국 소비자물가가 6월에도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한은이 이달부터 완화적인 태도를 취할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 시점이 국채를 사들이기에 좋은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증권의 공동락 채권 전략가는 "좋은 매수 기회"라며 "한은의 긴축사이클이 끝났다는 신호가 명확해지는 순간 금리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3년물·10년물 채권 금리가 이달에 소폭 오른 후 하반기에 3%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안재견 채권 애널리스트도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추이가 명확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 4분기 3년물과 10년물 채권 금리가 각각 3.25%, 3.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티그룹도 한은이 10월 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했다.

HSBC는 브라질·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체코의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지고 금리에도 이러한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면서 이들 국가의 채권에 대해 투자를 권하기도 했다.

다만 노무라홀딩스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무라홀딩스의 알버트 릉 금리 전략가는 "근원 소비자물가 완화가 금리인하에 대한 핵심 지표"라며 "한은은 또한 원화 환율 변동성이 낮을 때 인하에 나서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한국 채권 가격이 최근 들어 저렴해졌기에 4분기에 채권 금리가 15bp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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