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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가 상징 ‘황소상’(사진=AP/연합) |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올 들어 13% 가량 오르면서 경제가 악화될 것이란 배경과 디커플링됐다"며 "일부 세계 최대 자산운용자들은 지금부터 상승랠리를 추격하는 것은 위험한 움직임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6%, 32%가량 상승했다. 이는 각각 2019년 상반기와 1983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의 여파가 경제에 시차를 두고 반영됐을 때 증시가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매파적인 태도와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 등이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꺾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경우 지난 상반기의 좋은 흐름이 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인 ‘베어 마켓 랠리’에 그치게 될 수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앤드류 맥카페리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긴축의 지연된 효과가 결국 자리잡게 되면 경기 침체는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HSBC 자산관리의 조셉 리틀 글로벌 최고 전략가 또한 "하반기 주식 및 신용 시장에 끔찍한 서프라이즈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관측은 기업 펀더멘털이 연착륙을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치에 비해 더 약화될 것이란 점에서 비롯된다고 꼬집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덱스와 지멘스 에너지에 이어 유럽 화학 기업들은 기존에 제시했던 향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거나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 세계의 애널리스트들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던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루크 누먼 펀드매니저는 "많은 섹터와 산업에 있어서 2분기가 마지막으로 좋은 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은 1년 전보다 더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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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S&P500 지수 추이(사진=구글) |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가 4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99%는 더 높은 금리가 세계의 더 많은 ‘사고들(accidents)’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통화 긴축은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에 악재로 작용하는데 지난 상반기엔 빅테크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큰 부담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술주들의 하락이 증시 전반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상반기 글로벌 증시에서 거래량이 저조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글로벌 증시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16%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 상승에 적은 자금이 투입됐다는 의미로, 상승에 베팅하는 세력들이 탈출하는 순간 하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 그룬스타인의 패트릭 그레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가 오르면서 과대 평가된 주식이 조정받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확고하게 취해야 한다. 증시를 따라잡으려 한다면 막대한 리스크가 수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현재 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나 이는 지난 상반기의 상승세를 반드시 되돌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분석결과 1929년 대공황을 제외하고 S&P 500지수가 상반기에 10% 이상 상승하면 그 해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최고 기술전략가는 "1950년 이후 상반기가 10% 이상의 수익률로 끝날 경우 하반기엔 평균적으로 7.7% 더 올랐다"고 설명하며 설령 증시가 하반기에 떨어지더라도 하락 폭은 상반기의 상승폭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