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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KH그룹의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에 자금을 댔던 메리츠증권이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중이다. 최근 KH그룹의 재무위기가 심화하면서 메리츠증권도 빌려준 돈을 떼일 위기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대출 규모 대비 넉넉한 담보 설정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 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KH필룩스는 자회사가 시행한 채무에 제공한 담보의 변경 공시를 있달아 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KH필룩스의 자회사 KH강원개발이 메리츠증권에 빌렸던 차입금 1424억원이 채무상환을 통해 793억원으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채무가 줄면서 KH필룩스가 제공했던 담보 중 예수금출금청구권이 빠졌다. 이에 담보 규모도 1852억원에서 103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남은 채무 793억원이 243억원으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담보 규모도 316억원 규모로 크게 줄었다.
이어 같은 날 KH필룩스의 자회사 KH E&T(현 KH건설)도 메리츠증권에 빌린 50억원의 자금을 모두 갚았다고 공시했다. 각종 토지와 건물 등 담보 설정도 모두 풀렸다.
KH그룹 계열 회사들이 메리츠증권에 이처럼 자금을 빌렸던 것은 지난 2022년 KH그룹의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때문이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KH강원개발과 KH E&T에 총 2350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을 집행하고 KH그룹 소속 상장사의 전환사채(CB)에도 담보를 설정해 투자했다. KH필룩스에 350억원, IHQ 350억원, KH E&T 150억원, KH일렉트론 15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로 투자규모는 총 3350억원이었으며, 이를 KH그룹은 전액 알펜시아리조트 인수자금으로 사용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KH그룹의 알펜시아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회사의 규모 대비 딜의 규모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이 자금줄로 나서면서 숨통이 트였다.
문제는 딜이 너무 위험해 잘못하면 대출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KH그룹의 부동산 중심으로 담보를 설정해 리스크에 대비했다. 강남구 도곡동 고급 아파트와 노원구 아파트형 공장, 양주와 포천 일대의 토지와 건물 등 그룹이 보유 중인 부동산이 담보로 잡혔다. 이렇게 잡은 담보 규모만 1조원이 넘었다.
메리츠증권으로서는 넉넉한 담보 설정이 투자를 위기에서 살리고 있다. 최근 KH그룹 전체가 각종 리스크에 휘말리며 재무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이중입찰에 따른 담합협의로 공정위 등의 조사를 받는 데다가 상장 계열사가 일제히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폐 위기에 몰렸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최근 기한이익상실조항(EOD)을 발동해 담보를 통한 자금 회수에 나서는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해당 투자에 대해 설정한 담보가 투자금액의 3배가 넘는다"며 "남은 추가 자금 회수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