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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주가 약세가 심상찮다. 최근 한 달간 네이버의 주가가 10% 가까이 감소했고 카카오는 12% 이상 급락했다. 특히 카카오의 주가 수준은 작년에 기록한 52주 최저가에 근접할 정도다. 오랜 기간 지속된 고물가에 의한 비용 증가,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이 두 종목의 성장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양사의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따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8만8900원으로, 최근 한 달간 8.3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최근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 밀려나기까지 했다.
같은 인터넷 대표주인 카카오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지난 22일 기준 카카오의 종가는 4만9700원으로 최근 한 달 기준으로 12.35%, 연초 이후로는 5.69%가 떨어졌다. 올해 증시 상황이 호전돼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작년보다 높은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카카오의 주가는 작년 최저가(4만73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 종목의 성장이 한계에 근접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네이버·카카오 플랫폼은 끝없는 외형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증대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는데, 고물가로 인한 비용 상승이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헬스케어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양사는 각각 포시마크·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 새 자회사 인수합병으로 큰 비용을 지출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각 사의 계열사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주가 저평가에 한몫 거드는 중이다. 특히 계열사의 적극적인 기업공개(IPO)를 장려해 온 카카오의 부담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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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카카오의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제로 네이버의 지난 1분기 당기 순이익은 437억원에 불과해 시장 전망치를 75.34%나 밑돈 바 있다. 현재 2분기 기대치는 매출·영업익·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이 전망되지만, 투자자들은 지난 1분기처럼 ‘어닝 쇼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카카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50% 감소, 연간 순이익은 50.71% 감소할 것으로 예상중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도 등을 돌린 상태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각각 2350억원, 1751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도 각각 1496억원, 12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아직 네카오에 대한 매수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회사들은 목표치를 낮췄다. DB금융투자가 최근 네이버의 적정주가를 29만원에서 27만6000원으로, 카카오에는 7만8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낮췄다. 대신증권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내렸다.
단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네이버·카카오에 새로운 기회가 남았다고 말한다. 바로 AI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카카오는 이미 각각 AI 플랫폼 개발이 한창이며, 올 하반기부터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경쟁사와 차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수적인 생성형 AI의 민간·공공기관 보급에 따라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였던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에도 큰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언어 학습모델이 중요한 생성형 AI 특성상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글로벌 경쟁자 대비 네이버·카카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섹터 최선호주 네이버는 장기적인 AI 기능 강화에 따라 커머스 및 공공 클라우드 영역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라며 "카카오는 콘텐츠 관련 AI 챗봇 도입 확산에 따라 글로벌 저변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