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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에너빌리티 CI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외국인들로부터 20거래일 넘게 러브콜을 받아온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하락세다. 보유중이던 두산밥캣 주식을 매각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SMR(소형모듈원전) 부문에서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특히 지난 5월 19일 이후 전날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게 컸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3331억43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바 있다. 외국인들의 이탈 및 주가 하락은 자회사인 두산밥켓 지분 매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두산밥캣 주식 500만주(4.99%)를 21일 장 개시 전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 종가 기준 매각가격은 2995억원으로 블록딜 방식임을 감안, 약 5~8% 정도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만큼 최소 27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성장 산업인 소형모듈원전(SMR), 차세대 발전용 수소터빈 개발·생산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매는 매각 주체가 대주주이고, 두산밥캣의 주가가 연초 대비 73% 오른 상태에서 결정됐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해석하면 두산밥캣 주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지분 일부를 매각한 점은 시장에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두산밥켓 주가는 8% 이상 급락한 바 있으나 이날에는 2% 이상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대주주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도 작년 말 1만5400원이던 주가가 전날 1만9270원을 기록하며 25% 이상 오른 만큼 일부 차익 매도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분 일부 매각으로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데 대해 이유를 모르겠다는 투자자들도 속속 나온다. 오히려 27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한 게 악재가 될 수 있냐는 질문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업계가 전망하는 실적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2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조561억원, 265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7%, -19.29%로 부진한 수치다. 하지만 3분기와 4분기 매출액은 각각 4조2018억원, 5조58억원으로 6.10%, 8.06% 증가가 예상되고, 영업이익은 3001억원, 4631억원으로 3분기는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4.60%의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4분기의 경우 70.22%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대형 원전은 유럽 중심으로 한국전력과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수주확대,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미국 중심으로 누스케일(NuScale)과 엑스에너지(X-energy)의 프로젝트 본격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유틸리티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원전 본계약은 하반기부터 시작될 텐데, 추가 수주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MR로 이어지는 중장기 방향성으로 원전 부문의 기업가치는 우상향이 전망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SMR 수주도 긍정적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SMR 생태계를 육성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누스케일, 엑스에너지, 테라파워의 상업운전은 대부분 이전에 마무리되야 한다"며 "올해 누스케일 내년 엑스에너지의 수주가 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