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최근 IPO 시장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중소형기업의 IPO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IPO 시장 흥행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금감원의 심사가 지나치게 까다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틸론, 에이엘티 등은 이번주 IPO 기자간담회와 다음주 기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이 예정돼있었지만 증권신고서 정정을 이유로 일정을 모두 연기됐다.
틸론은 기존 일정대로라면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오는 26~27일에는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틸론은 지난 2월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지난 3월 정정 요청을 받으면서 상장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이후 이달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일정을 재개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기 위해 또 한 번 일정이 늦춰졌다.
틸론은 지난 19일 기재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청약 일정을 다음 달 13~14일로 변경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테스트 업체 에이엘티 역시 오는 26~27일 청약을 앞두고 이날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기간 정정을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날짜가 연기되기 때문에 IPO 일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6월 증권신고서 정정 종목 | |
종목명 | 정정신고서 제출일 |
클리노믹스 | 6월1일 |
필에너지 | 6월7일 |
CJ바이오사이언스 | |
이노시뮬레이션 | 6월8일 |
진원생명과학 | |
파로스아이바이오 | 6월9일 |
에이티지씨 | 6월12일 |
KC코트렐 | 6월15일 |
버넥트 | 6월16일 |
뉴인텍 | |
에이엘티 | 6월19일 |
마더스제약 | |
틸론 | |
오픈놀 | 6월20일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달에만 15개 기업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올해로 기간을 확대하면 62개 종목에 달한다.
IR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심사가 깐깐해진 탓에 상장 일정이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져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IR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최근 들어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를 더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정정 요청이 들어오면 IPO 일정 전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 입장에서는 속상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비츠로시스의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서 지난 4월에서야 발행조건을 확정지었다.
수차례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업 가치가 낮아진 탓에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e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렸던 오아시스는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의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대에 주문이 몰린 결과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지난 1월과 2월 증권신고서를 기재정정했으나 지난 3월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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