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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이 3분기에는 동결되면서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전력(한전)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사진은 한전 서울본부.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올해만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이 3분기에는 동결되면서 한국전력(한전) 주가도 약세다. 증권가에서도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익 구조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부진할 것이란 관측과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맞서는 중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전장보다 170원(0.91%) 떨어진 1만8580원으로 마감했다. 한전 주가는 연초 이후 4.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6.1%) 상승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저조한 성적이다.
이날 한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료비조정단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전력량 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도 조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분기와 2분기엔 연속으로 전기요금이 인상된 바 있다.
한전의 2분기 실적도 적자를 벗어나긴 힘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전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선스(추정치)는 2조2303억원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21년 5조84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뒤 지난해에는 32조65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도 6조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달 한국전력의 독자신용도(BCA)를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하기도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거세다. Baa3는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 빼고는 한전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무디스는 "소매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나 추가 부채 감소에 대한 가시성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한전의 재무 지표 회복 속도가 이전 예상보다 훨씬 느릴 것"이라면서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는 현금흐름 증가분이 부채를 줄이기에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여전히 한전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과 에너지 가격 하락 등 외부적 요인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한전 수익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외부변수에 취약한 구조부터 개선해야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력도매가격(SMP)이 2분기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51.2원인데,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따라 증권가들도 한전의 영업손실 전망치를 1개월 전(-2조3779억원)과 비교해 6.21% 내려잡기도 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많이 하락해 전기요금 인상이 없어도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3분기 요금 인상 실패로 주가 하락 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