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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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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멘트, 환경규제·경영실적 악화로 공장 폐쇄 결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1 10:44

시멘트업계 "지난해 일본 시멘트공장 가동중단 사례와 유사해" 우려
원가부담 급증, 환경규제 강화 따른 막대한 시설투자비 마련에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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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규제 강화 시설투자 부담에 시멘트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경영악화를 이유로 통폐합을 단행한 바 있는 일본시멘트업계의 사례가 국내 시멘트업계에도 나타나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호남에 위치한 고려시멘트가 전남 장성에 위치한 생산공장의 라인 가동 전면 중단 및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가동 중단의 주요 원인은 환경 규제 강화와 수년간 누적돼 온 경영악화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고려시멘트의 경영위기가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고려시멘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장성공장 폐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충족하는데 필요한 시설투자 등에 막대한 재원마련이 시급한데, 상대적으로 심각한 경영악화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고려시멘트는 매출액 699억원에 영업이익은 △126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99%인 695억원이 시멘트 판매로 발생한 매출이어서 장성공장의 폐쇄는 충격이 크다.

고려시멘트측은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환경규제가 덜한 고로슬래그시멘트 생산공장을 전남 영암에 준공해 종업원의 고용승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시멘트의 생산 중단과 관련,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과거 협회 회원사였고 호남을 주요 시장으로 시멘트를 판매해 온 탄탄한 업체여서 갈수록 강화되는 정부 환경규제 준수에 필요한 시설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공장 폐쇄 소식에 상당히 충격적이다"며 "업계 전반적으로도 이번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의 폐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시멘트업계는 고려시멘트의 상황이 지난해 일본시멘트업계에서 발생한 공장 가동중단의 사례와 유사한데 대해 긴장한다. 지난 3월 일본 시장 점유율 약 24%를 차지하는 업계 2위의 우베미쓰비시시멘트가 원가부담과 경영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오모리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바 있다.

우베미쓰비시시멘트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시멘트 판매가격을 t당 4만 9000원 인상했지만 폭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을 시멘트 판매가격에 모두 반영하지 못하면서 급속도로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버티지 못하고 결국 조업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도 지난해 두 차례의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일본처럼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모두 반영시키지 못한 바 있다. 결국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급락했으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건설경기 하락도 예상돼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에 필요한 환경투자 설비개조와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강화 등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시설투자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멘트업계는 이미 탄소중립과 환경 개선에 총 2조원 이상을 투입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했지만, 앞으로도 대부분의 투자금액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므로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사례처럼 정부 차원에서 시멘트업계 경영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 마련, 규제 개선, 자금 지원 등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의견이다"고 밝혔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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