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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에 G2갈등 여전…내년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 예측 불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0 15:14

금융투자협회 주최 국제증권협회협의회 컨퍼런스



미국 내년 대선 승자 "예상 못해"...추진 중인 각종 규제도 변수 맞을 듯



"美-中 갈등에서.미국 예상만큼 기술적 경쟁 우위 있다고 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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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3 ICSA 국제컨퍼런스’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 어반 퓨너레드 스웨덴증권시장협회(SSMA) 회장 겸 ICSA 회장, 전병서 경희대학교 교수, 우땀 바그리 뭄바이증권협회(BBF) 전 회장. 사진=성우창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내년도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 금융 시장 전망이 혼란스럽다. 코로나 이후 회복기를 거치며 올해 각국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듯 보이지만, 다음 해부터 미국·유럽 등의 지정학적 이슈가 부각되고 미국-중국 간 경쟁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주제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의견을 공유했다.

20일 서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금투협 주관하에 ‘2023 ICSA 국제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ICSA 연차총회 기간 중 3일 차에 해당하며, 약 300명 이상의 회원사, 국내외 시장참여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서유석 금투협회장,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축사를 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 산업의 미래를 대비하다‘라는 테마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 현황의 인사이트가 공유됐다.

발표자인 피터 매티슨(Peter Matheson)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은 작년에 비해 예상보다 더 탄력적으로 회복된 상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대비 10~20%가량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는 거의 고점에 다다랐으며, 노동시장·실업률 지표도 좋은 결과치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티슨 전무는 미국의 금융시장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내년 하반기 예정된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매티슨 전무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공화당 지지도가 박빙인 것으로 나타나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매티슨 전무는 "지난 2016년 당시 대선에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당선된 것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측 유력 후보들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거의 동등한 지지율을 보여 더욱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임 의장 시기보다 많은 규제를 시행 중인데, 가장 중요한 기후 공시 및 가상자산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차후 소송 가능성을 의식해 올 연말이나 돼서야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역시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SEC의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시행될 ’T+1‘ 결제도 산업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변화인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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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매티슨(Peter Matheson)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내년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미국 금융시장 전망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출처=2023 ICSA 국제 컨퍼런스 자료집


매티슨 전무 다음에는 어반 퓨너레드(Urban Funered) 스웨덴증권시장협회(SSMA) 회장 겸 ICSA 회장이 유럽의 상황을 전했다. 퓨너레드 회장은 유럽 시장도 코로나 이후 회복기에 들어섰지만, 국제적 금융 불안 여파로 아직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했고(브렉시트), 기존의 에너지 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로 더욱 심화하며 유럽 시장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지정학적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스웨덴에 이어 스페인이 EU 의장국을 맡게 될 예정인데, 스페인의 정치 상황이 혼란스러운 만큼 몇 주 뒤 있을 선거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가을에 재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가입국이 돌아가면서 맡는 EU의장국의 임기는 6개월로, 현재 유럽의 상황상 EU의장국의 업무 공백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퓨너레드 회장은 "다행히 미국발 은행 위기가 유럽까지 미치지는 않았다"며 "향후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고, 각종 지정학적·금리 문제를 고려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유럽 시장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EU 내 자본시장동맹(CMU)을 통해 고용, 성장 및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역내 단일 자본시장 구축할 것"이라며 "그와 동시에 각국 생태계에 속한 로컬 시장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도 언급됐다. 전병서 경희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GDP를 거의 따라잡았고 머지않은 미래 추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양국의 관계는 앞으로도 격화될 것"이라며 "세계 패권국의 발전 과정이 늘 그랬듯 양국은 무역(제조업)경쟁에서 기술경쟁으로 넘어왔고, 향후 금융경쟁으로 넘어가 결판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오랜 기간 고성장을 유지해 온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에 비해 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기술적 경쟁에 있어서는 예상만큼 미국이 우위에 있다고 보지 않았다. 실제로 2차전지, 전기차, 5G망 등 첨단 기술은 중국 시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대규모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됐다는 것도 중국에 유리한 점이다

그는 미국도 보유한 기술 수준이 높지만, 산업적으로 한국·일본·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성향을 띠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반도체 칩4 동맹의 경우 소재, 장비 등에서 상호 간 라이벌 관계에 있는 한국·일본·대만을 한데 묶었기 때문에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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