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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물건너갔네"…서학개미 고위험 레버리지 ETF에 올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0 14:59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하락 3배 추종 상품 집중 매수



나스닥도 하락에 베팅… 기술주 조정 예상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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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지수와 나스닥의 하락에 베팅하는 ETF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를 집중 매수중에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의 패턴도 큰 변화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서학개미들은 18일까지 뉴욕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일일 상승폭의 3배를 거꾸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셰어스’(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Shares. SOXS)를 7650만5380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 1위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 지수의 하락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로 4934만5217달러를 사들였다.

이는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매파적 기조를 확인하면서 기술주의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기술주는 조정을 받는다. 기술개발을 위한 현금이 필요한 만큼 높은 금리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서학 개미들은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바이라이트’(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와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드레저리 불 3X’(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를 각각 3871만7044달러, 3365만9847달러 어치를 순매수 했다. 순매수 기준으로 3위와 4위다. 장기채의 경우 높아진 금리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앞으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매매차익 기대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즉 금리 인상기조가 끝물인 지금이 장기채 매수에 있어 최적의 시기라는 거다.

5위에는 ‘글로벌엑스 나스닥 100 커버드콜(GLOBAL X NASDAQ 100 COVERED CALL)이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은 해당 ETF를 3180만4137달러어치 사들였다. 이는 안정적으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우선 현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는 월배당 상품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해보면 서학 개미들은 금리인하 기조가 사실상 물 건너간 만큼 기술주의 조정과 장기채의 매력 부각, 그리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똑똑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지난 2022년 3월 이후 15개월 만에 금리를 5.0~5.25%로 동결한 반면, 점도표에서 최종금리 중간값을 5.6%로 상향 조정하면서 올해 2번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와 관련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완전히 마무리된 것 같지 않다. 여전히 금리인상 사이클은 막판에 있다"며 "경기민감 업종보다는 방어적이거나, 성장 스타일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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