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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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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급등,‘1달러=142엔대’ 코앞…엔저에 ‘예스재팬’ 열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8 09:12
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는 등 엔저 현상이 지속되자 투자, 여행 등을 위한 엔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84엔으로 치솟았다. 엔화 환율은 지난 15일 장중 7개월래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1.50까지 오른 바 있었다. 달러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 원화와의 환율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 26일(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처럼 엔화 가치가 하락하자 여행 등을 위해 원을 엔으로 바꾸는 환전 규모가 작년 이맘때의 약 5배에 이르고, 엔화 예금 역시 40% 가까이 불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엔을 훌쩍 넘어섰다는 뜻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달(62억8500만엔)의 4.8배 수준이다.

엔화 환전(원화→엔화) 건수는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5월 엔화 환전액이 가장 많은 A 은행의 환전 건수(14만1743건)는 4월(7만8643건)의 거의 두 배일뿐 아니라 작년 5월(1만8041건)과 비교하면 약 8배에 이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 해제로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관련 엔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심해지면서 당장 쓸 일은 없어도 미리 바꿔두고 환차익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설명했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에서 이달 15일 현재 8109억7400만엔으로 16%(1131억1400만엔·약 1조243억원) 급증했다. 작년 6월 말 잔액(5862억3000만엔)보다는 38%나 많다.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엔저일 때 일본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가 향후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팔아 환차익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본 주식을 쓸어 담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총 3441만7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달에도 지난 15일까지 이미 1851만3600달러를 순매수한 상태다.

최근 두 달간의 순매수 규모 합계(약 5293만1000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674억원 수준이다. 이는 앞선 2년 치(2021년 4월∼올해 4월)의 순매수 규모(한화 약 401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7757건으로 올해(1∼4월) 건수 평균인 5625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달도 아직 반이나 남았지만 매수 건수는 이미 5900여건에 달한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는 모두 상장지수펀드(ETF)였다. 1위는 ‘글로벌 엑스 일본 반도체 ETF’(2484만 달러), 2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2248만 달러)였다.

일반 종목 중에서는 소니그룹(380만 달러), 아식스(300만 달러), 미쓰비시상사(241만 달러), 니덱(237만 달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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