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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한계가격(SMP)추이(kWh/원). 출처=전력거래소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하락한 영향이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위기 이전인 2020∼2021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전력수요가 치솟을 경우 ‘냉방비 폭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지난해 12월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267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력당국은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 4월까지 SMP 상한제를 시행했다.
다만 4월부터 SMP가 kWh당 200원대 아래로 떨어지더니 5월에는 평균 143원대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SMP는 동시간대 가장 비싼 발전기의 변동비(연료비)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LNG발전이 SMP를 결정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실제 올해 1월 LNG발전이 SMP를 결정한 비율은 94%에 달했다. 반면 가격이 안정된 5월에는 57%로 급감했다.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선물 가격은 지난해 9월 100만BTU(열량단위)당 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올해 초 30달러대로 진입하더니 현재는 9달러대로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LNG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서자 5월부터는 SMP 상한제 발동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시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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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물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세이지만 장기계약 물량은 지난해까지 평년 대비 높
은 가격을 기록한데다 SMP도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여름철 냉방 수요가 폭증할 경우 냉방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은 "지난해 여름과 겨울 연달아 최대전력수요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한여름과 한겨울 전력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며 "최근 발전용 연료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2020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LNG 평균가는 평년 수준인 2020년 대비 7.7배, 석탄은 6배 급등했다. 지난해 여름 전기요금(120원/kWh) 대비 현행 전기요금은 32.5원/kWh이 인상돼 인상폭은 27.1%에 달한다. 게다가 주택용 전력에는 누진요금제가 적용되고 있기에 냉방 수요가 폭증할 경우 전기 사용량 증가 폭보다 전기요금 증가 폭이 더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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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학장은 "여전히 에너지 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 이미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는 지난 3월부터 냉방을 시작하는 등 냉방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엘니뇨 현상 등 기온이 높은 날이 지속되면 냉방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6월과 7월, 8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2~3배로 늘어나는 경우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당국은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논란에 이어 냉방비 폭탄 논란이 재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여름철은 원전의 공급능력이 지난해보다 2.8GW 늘어나면서 최대공급능력이 역대 최고인 106.4GW까지 올라가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전망"이라며 "정부는 지난해처럼 때 이른 더위로 7월 초순에 전력수요가 급증하거나, 예외적인 기상 상황으로 전력수요는 많지만 태양광 발전이 부진한 경우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에너지캐시백을 통해 요금부담 경감과 함께 에너지절약을 장려하고 있으며, 공공부문은 실시간 사용량 모니터링을 통해 전력수요 집중 시간대에 냉방기 가동 중지를 독려하는 등 여름철 민간·공공 전반에 에너지 절약 문화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의 전기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긴장감을 갖고 수급관리에 임하겠다"며 "국민들께서도 올 여름철 지원이 확대된 에너지캐시백 가입, ‘1kWh 줄이기’ 동참을 통해 냉방비 폭탄 없는 현명한 에너지소비에 함께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