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윤소진

sojin@ekn.kr

윤소진기자 기사모음




'혐오표현·악성댓글' 칼 빼든 네카오…서비스 개편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2 14:05

네이버 "악플러 노출·이용제한 강화"

카카오 "뉴스 댓글 실시간 채팅으로"

ㅁ

▲네이버 뉴스 댓글 이용이 제한된 이용자의 모바일 화면 예시.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게시물 혐오 표현과 악성 댓글 정화 서비스를 일제히 고도화했다. 악성 댓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정 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 "X배·X라디언·X쌍도 OUT"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공표된 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혐오 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이 이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KISO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사업자 16곳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민간 자율규제 기구다.

KISO에 따르면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온라인 혐오 표현 기준을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 지향이나 종교·직업·질병 등에 대한 것으로 구체화했다. 예를 들면 X배(배달 노동자를 비하하는 단어), X라디언·X쌍도(특정 지역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 등의 표현이 게시되면 비공개 또는 삭제된다.

개편된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네이버는 악성 댓글로 이용이 제한된 이용자의 프로필 상태를 노출한다. 기존에는 본인만 알 수 있었던 이용 정지 상태를 이제 다른 이용자도 인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댓글 이용 제한을 해제하려면 간단한 OX 형태의 퀴즈를 풀어야 하는 등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이용자 스스로 악성 댓글 활동을 줄이게 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산하 다음CIC(사내독립기업)는 기사마다 24시간이 지나면 댓글 자체가 사라지는 ‘타임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추천순, 최신순 등에 따라 일부 댓글을 먼저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은 사라지고, 2020년부터 운영하던 인공지능(AI) 세이프봇 기능을 고도화해 악성 댓글을 실시간 삭제한다.

clip20230612134110

▲다음 뉴스 댓글에 ‘타임톡’이 적용된 화면. 참여하기를 누르면 실시간 채팅창에 댓글을 남길 수 있다. 아래는 부적적한 댓글을 세이프봇이 삭제한 모습.


◇ 악플러 ‘자정작용’ 기대감↑

일각에선 실효성과 소통 제한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양사의 개편된 댓글 정책으로 욕설, 비방, 혐오 표현 등 악성 댓글을 줄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일부 이용자들은 불법이긴 하지만 네이버 실명 계정은 브로커를 통해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서 이용 제한 조치를 받은 악플러(악성댓글 게시자)도 얼마든지 다시 댓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음의 뉴스 댓글 일괄 삭제 조치는 이용자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일방적으로 막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른 이용자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창구를 아예 막는 등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악플 활동의 완벽한 방지는 어렵더라도 양사의 자정 활동에 집중된 댓글 정책과 노력은 건전한 인터넷 댓글 문화 형성에 충분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악플이나 혐오 표현 확산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일방적인 제제 방식이 아니라 악플러 스스로 댓글 활동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자정 방식으로 기능이 고도화된 것은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악플이 가져온 사회적 폐해의 심각성을 비춰봤을 때 일정 부분 제한은 불가피한 조치"라면서도 "이용자 간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 대한 충분한 고민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jin@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