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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가(사진=UPI/연합) |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주에도 오르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주간 0.34% 오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9%, 0.14% 올랐다. 오름폭은 크지 않지만 다우지수는 2주 연속, S&P500지수는 4주 연속, 나스닥지수는 7주 연속 올랐다.
특히 지난해 10월 저점 이후 20% 오른 S&P500지수는 최근 강세장에 진입했다. 전 거래일엔 장중 4322.62까지 올랐지만 마감가 기준으로는 4300선 바로 아래에서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증시 상승세를 불편해 하는 분위기다. 씨티그룹의 스투어트 카이저 미국 주식 트레이딩 전략 총괄은 "테크 기업 중심의 트레이딩에 조금 불편해졌다"며 "증시의 추가 상승 잠재력이 거의 없지만 참가자들은 이를 바라보고 비싸게 매수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승세를 지속가능하게 할 요인이 투자자들의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솔리타 마첼리 최고 투자책임자는 "강세장에 진입했지만 이는 베어 마켓 랠리일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가 최고가를 경신하기 전까진 약세장의 저점이 어딘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S&P500 지수는 지난해 6월 3600대에서 8월 16일(4305.20)까지 16% 가량 오르면서 약세장을 본격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재확인되자 S&P500 지수는 바로 다음날부터 10월까지 3500대로 수직낙하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연준의 6월 FOMC 결과가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리 선물 시장은 물론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7월이나 그 이후에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UBS의 토마스 맥러린 미국 채권 총괄은 "7월로 건너뛸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며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도는 최소 올해 말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건은 FOMC 회의결과 전날인 13일에 나오는 5월 CPI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4.1%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4월 CPI 상승률인 4.9%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올라 전달의 5.5% 상승에서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느린 속도로 잡히고 있다는 의미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의 긴축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리 경로를 놓고 연준 내부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도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가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나 웡을 비롯한 블룸버그 이코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FOMC 위원들의 불화가 커지고 있다. 6월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이들은 지금까지 500bp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를 어떻게 식히고 있는지 지켜보고 싶다"며 "매파적인 위원들은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고 연준이 추세에서 뒤쳐지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합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준이 ‘매파적인 건너뜀’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한 것일 뿐 완전히 금리 인상을 종결한 것이 아니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성향을 띌 것이라는 얘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연준이 금리를 깜짝 인상하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호주 중앙은행과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대다수 시장의 예상을 깨고 모두 금리 인상을 택했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30%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어 유력하지는 않지만 안심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