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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ㆍCJ ‘납품가 헤게모니 다툼’, 승자 열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1 15:30

주요제품 가격 놓고 서로 "너무 비싸다" 갈등



쿠팡 발주 중단에 CJ ‘반(反) 쿠팡연대’ 가속화



전문가 "식품-유통 패권싸움…수익성이 관건"



혁신제품 많으면 CJ, 대체상품 우위땐 쿠팡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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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신세계 유통3사 협업 로고 및 슬로건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CJ제일제당이 쿠팡과 납품단가 갈등이 장기화되자 최근 ‘반(反) 쿠팡연대’ 움직임을 강화해 식품과 유통 강자간 주도권 다툼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CJ제일제당 제품 발주를 중단한 이후로 납품가 협상에서도 진전이 없자 CJ제일제당이 네이버·11번가·신세계 등 다른 유통채널과 협업을 늘리며 쿠팡을 압박하는 강도를 높이고 형국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힘겨루기 결과는 결국 수익성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수익성 관점에서 서로의 필요성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분석이다.

1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J제일제당과 쿠팡은 거래상품의 납품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CJ는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이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한 반면, 쿠팡은 CJ의 납품가가 비싸다고 반박하며 충돌했던 것이다.

결국 지난해 11월부터 쿠팡이 햇반·비비고만두 등 CJ제일제당의 주요제품 발주를 중단한 이후 반년이 넘도록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CJ도 쿠팡의 발주 중단에 맞서 네이버와 컬리에 이어 11번가와 손을 잡고 주요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8일엔 신세계 유통 3사인 이마트·SSG닷컴·G마켓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쿠팡의 빈 자리를 경쟁사들로 채움으로써 ‘반 쿠팡연대’를 확장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것은 매출(마진)을 둘러싼 일종의 헤게모니(패권) 싸움에 있다고 분석한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쿠팡의 힘이 세지면서 CJ가 이를 견제하는 것도 있다"며 "우리나라 제1의 식품업체와 실질적으론 제1의 이커머스 업체가 미래에 대한 미래 매출을 두고 하는 헤게모니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는 등 성장 릴레이를 이어가면서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약 24%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마트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의 패권 싸움은 우위를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쿠팡 입장에선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비비고 등 고객 충성도가 높은 인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CJ제일제당 입장에선 핵심 제품인 햇반의 전체 판매량 중 30%이 쿠팡에서 나온 만큼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서 교수는 "햇반과 같은 혁신제품과 유통채널에 비교 우위가 많을 때 제조업체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혁신제품을 PB(자체브랜드)처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많으면 유통업체가 절대적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CJ제일제당과 쿠팡의 힘겨루기는 종국에 서로의 수익성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환 한국유통학회장은 "유통채널 총마진은(소매가격-제조원가)은 유통경로상의 구성원들(제조사·유통사 등)이 나눠 갖게 되고, 얼마 만큼의 비율을 가져가는 가는 결국 힘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CJ의 수익성 관점에서 쿠팡 채널의 중요성, 쿠팡의 수익성 관점에서 CJ 브랜드의 중요성이 각자의 재무적 성과로 어떻게 나타나는 지 그 결과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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